현대차·도요타 물망에 올라
미국에 공장 짓고 투자 확대
부품업 등 협력업체는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자동차 25% 관세’ 방침을 기정사실로 하자 국내 자동차 업계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미국에 공장 짓고 투자 확대
부품업 등 협력업체는 타격
또 그가 ‘수주 내 미국에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힐 기업’이 있다는 사실을 슬쩍 흘리면서 어떤 기업일까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완성차 업계에선 우선 현대차그룹과 일본 도요타그룹을 물망에 올리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톱10’에선 이들 기업을 제외하면 모두 미국계 기업(GM, 스텔란티스, 포드)이거나 중국 기업(BYD, 지리자동차)이다. 글로벌 2위 기업인 독일 폭스바겐은 수익성 악화로 고전 중이고, 최근 합병이 결렬된 일본 혼다와 닛산도 대규모 신규 투자에 나설 형편이 못 된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3~4월 중 미국 조지아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
도요타도 일본 외 지역으로는 첫 번째 자체 배터리 제조 공장이자 미국의 11번째 생산시설인 노스캐롤라이나 배터리 제조 공장(TBMNC)에서 4월부터 북미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를 시작한다.
주요 완성차 업체는 현지 투자를 확대하며 미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계속해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25% 자동차 관세를 밝히면서도 여지는 두겠다는 식으로 특유의 밀고 당기기 협상 전술을 구사한다.
에너지 구매를 늘리거나 방위비를 올리는 등 추가로 뭘 내놓거나, 이도 싫으면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라는 식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한국지엠 철수설도 나온다. 한국 공장 생산물량의 대부분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상황에서 25% 관세 부과는 공장 문을 닫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미국으로 돌아오라”는 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일관된 기조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정부 정책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 차원에서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 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다. 현대차 등 덩치가 큰 완성차 업체는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면서 버텨낼 수 있겠지만 국내 감산은 일자리 감소, 지역경제 붕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협력업체 등 자동차 관련 생태계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질러놓고 상대국이랑 맞춤형 물밑 협상을 벌이려는 걸로 보인다”며 “정부 차원에서 총력전을 벌이는 일본이나 인도 등과 달리 한국은 지금 리더십 공백 상태라는 점이 우려를 키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