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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92%가 쓴다는 청소년 전용카드
선불식·체크·신용카드 종류별로 선택 가능
디자인·친구들이 어떤 카드 쓰는지가 큰 영향

일러스트=이은현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김모씨는 최근 딸에게 청소년용 체크 카드를 발급해 줬다. 딸이 주로 돈을 쓰는 곳은 올리브영과 스터디 카페, 편의점 등인데 할인 혜택을 누릴 수도 있고, 자녀가 직접 용돈을 관리하면서 금융 교육도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예전과 달리 요즘 친구 대부분 본인 카드를 들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며 “카드를 발급할 때도 디자인과 혜택 등이 굉장히 다양해 본인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물어보고 직접 고르게 했는데, 앞으로 지출 관리도 본인이 하겠다고 해 원하는 방향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신학기를 앞두고 자녀들이 직접 지출을 관리할 수 있는 청소년 카드가 주목받고 있다.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사용처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안전한 사용처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도록 제한돼 있어 부모들도 안심하고 발급해 줄 수 있다. 실제로 요즘 청소년들은 ‘엄카(엄마 카드)’ 대신 본인의 카드로 지출을 관리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이 최근 발표한 한국 청소년의 라이프스타일 보고서 ‘틴즈 다이어리(Teens Diary)’에 따르면 청소년의 91.9%가 청소년 전용 카드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1.7개의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었다.

청소년 전용 발급 카드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충전해서 사용하는 선불식 카드, 체크카드, 가족카드로 연계된 신용카드 등이다.

KB국민카드의 ‘쏘영 체크카드’는 할인 혜택이 좋은 체크카드다. 월 실적이 5만원 이상일 경우 최대 5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스터디카페나 문구점, 편의점, 스트리밍 등 10대가 자주 이용하는 곳에서 할인을 제공한다.

삼성카드의 ‘삼성 아이디 포켓카드’는 부모의 신용카드와 연계된 가족카드다. 특정 업종에서는 최대 8%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월 이용한도는 10만원이지만 부모가 요청하면 50만원까지 조정할 수 있고 대중교통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의 ‘신한 밈카드’는 모든 결제에 대해 0.1%를 적립해 준다. 음원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앱)스토어, 편의점에서 5% 특별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토스에서는 7세부터 18세까지 발급이 가능한 선불식 충전카드인 ‘유스카드’를 제공 중이다. 카카오뱅크 ‘미니카드’는 은행 계좌 없이 입출금과 ATM 출금이 가능하며 실시간 잔액 확인 기능을 제공해 청소년이 스스로 소비내역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은행 보고서는 “청소년들은 카드를 선택할 때 카드 디자인은 물론 또래 친구들이 어떤 카드를 쓰는지가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서희

은행에서도 10대를 위한 청소년 전용 금융 서비스를 출시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KB스타뱅킹 내 만 14~18세 전용 서비스인 ‘KB스타틴즈’를 출시했는데, 은행 방문 없이 휴대전화 본인인증만으로 회원 가입을 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많이 사용하는 편의점·올리브영·다이소에서 5%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포켓 전용 카드도 선보였다.

하나은행은 ‘아이부자’ 앱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 앱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각자의 휴대전화에 앱을 설치해 모바일을 통해 용돈을 주고받는 것이 특징이다. 자녀가 재학 중인 학교의 급식표, 시간표 등을 앱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 토스와 함께 비대면 ‘아이 계좌 개설 및 용돈 관리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부모가 자녀 명의의 우리은행 계좌를 만들어 이 계좌에 용돈을 넣어주면 아이들은 이를 토스 앱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선보인 ‘신한 리틀 케어’ 플랫폼은 우리아이 맞춤 상품 보기, 아이·청소년 행복 바우처, 증여 관련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은행과 카드사들이 이처럼 청소년들을 위한 상품과 플랫폼 등에 집중하는 이유는 부모세대 고객과 미성년자 자녀 고객 둘 다 잡으려는 데 있다. 어린 시절부터 금융에 친숙한 ‘잘파(알파+Z)세대’를 충성고객으로 만들고 지출 관리 등에 도움을 주는 부모도 유치하려는 은행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요즘 청소년은 직접 용돈을 관리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은행 틴즈 다이어리에 따르면 설문조사 응답자의 91.4%는 용돈을 본인 명의의 계좌나 카드(선불카드)로 받았다. 현금으로 받는 청소년은 6.8%, 엄카를 사용하는 경우는 1.8%에 불과했다. 이는 최근 금융교육의 하나로 청소년기부터 소비습관을 형성해 주려는 부모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적금과 투자 등 실제 금융교육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청소년들이 적금을 활용하는 경우가 32.8%, 투자하는 경우는 7.2%밖에 되지 않았다. 청소년 중의 82.5%는 단순히 입출금이 가능한 저축을 하고 있었는데, 용돈을 쓰고 남는 돈을 적립하는 방식에 불과하다.

우리은행 보고서는 “청소년은 단순히 소비에 머무르는 존재가 아니라, 경제활동의 첫 단계를 경험하는 주체로서 용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스스로 계획하고 관리하면서 경제적 선택의 책임을 경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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