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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이 열린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윤 대통령이 입장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2·3 비상계엄의 시작과 끝을 아우르는 핵심 증인 3명이 20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증언대에 선다. 사실상 마지막 증인신문인 이날 10차 변론에는 오후 3시 한덕수 국무총리, 5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 7시 조지호 경찰청장 순으로 증인으로 나선다.

세 사람은 각각 ▶계엄국무회의 실체적·절차적 하자 ▶정치인 체포 의혹 ▶국회 봉쇄 등 탄핵 사건의 3대 쟁점과 직결된 증인들이다. 국회나 수사기관에서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인물들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윤 대통령으로선 이들의 기존 진술을 흔들어 놓아야 탄핵 재판에서 유리해진다.



조지호 입에 모이는 시선…檢선 “尹이 6번 전화, 의원 체포 지시”
조지호 경찰청장이 지난해 12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관련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조 청장은 이 자리에서 "계엄을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했으나, 이후 대통령 안가에서 계엄 계획을 미리 들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같은 달 11일 긴급체포됐다. 뉴스1

가장 눈여겨볼 증인은 오후 7시 마지막 순서로 증언대에 서는 조지호 경찰청장이다. 조 청장은 세 증인 중 유일하게 구속 피고인이다. 최근까지 국회·헌재에 출석해 여러 차례 증언했던 한 총리, 홍 전 차장과 달리 구속 후 계엄에 대해 공개 진술한 적이 없다. 그는 지난해 12월 5일 국회 행안위에서 “계엄을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말했으나, 이후 당일 삼청동 안가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계엄 계획을 미리 들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계엄 8일 만에 긴급체포됐다.

그는 또 수사기관에서 “윤 대통령이 (계엄 해제 표결에 참석하려는) 의원 체포를 지시했다”고 진술한 바 있어 탄핵 사건의 새로운 뇌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18일 탄핵심판 9차 변론 증거조사에서 공개된 조 청장의 검찰 신문조서에는 “전화를 받았더니 대통령은 저에게 ‘조 청장! 국회에 들어가는 국회의원들 다 잡아. 체포해. 불법이야’라고 했다”는 진술이 담겼다.

조 청장이 헌재에서 같은 진술을 할 경우 “의원들을 끌어내라거나 체포하라는 지시를 한 적 없다”고 주장해 온 윤 대통령에게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조 청장이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헌재에서 진술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김봉식 전 서울청장은 지난 13일 8차 기일에서 형사재판을 의식한 듯 “답변이 곤란하다”며 자주 말을 아꼈다.
신재민 기자

조 청장은 앞서 지난달 23일, 이달 13일 두 차례 국회측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혈액암을 앓고 있다는 건강상 이유를 들어 사유서를 내고 불출석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 측도 증인 신청을 하고 “강제 구인까지 원한다”며 “꼭 법정에서 증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헌재는 10차 변론 때는 조 청장을 강제구인하기 위해 구인장을 발부해 검찰에 집행을 촉탁한 상태다. 헌재 관계자는 19일 “조 청장 측에서 출석 의사를 내비쳤다”고 말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 측에서 조 청장 신문을 원하는 건 기존 검찰 조서의 신빙성을 깨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증인 신문에서 “의원, 사람, 인원 등 말이 자꾸 바뀐다” “여러 사람이 말한 걸 짬뽕한 건가”라며 증언 흔들기를 시도했다.

윤 대통령도 지난 11일 7차 변론에서 직접 나서 “여러 기관이 달려들어서 중구난방으로 조사를 하고 국회에서 한 청문회 기록까지 혼재돼 있다”며 “조서들끼리도 서로 상충되는 것들이 많다”며 조서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尹, 새빨간 거짓말 한다”는 홍장원…재반박 나설 듯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헌법재판소

홍장원 전 국정원 제1차장은 유일하게 헌재에 2번 불려나온 증인이다. 앞서 지난 4일 5차 변론에서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 면전에서 “싹 다 잡아들여”란 지시를 받았다고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전화로 위치추적을 요청하며 14~16명을 불러줘 받아적었다”고 한 이른바 ‘홍장원 메모’에 대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진술과 다르다”며 홍 전 차장을 다시 증인으로 신청했다.

조태용 국정원장이 8차 변론에서 “홍장원 메모는 4종류가 있다” “메모와 증언의 신뢰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가진다”고 유리하게 증언한 것도 윤 대통령 측이 홍 전 차장을 다시 부른 이유가 됐다. 이에 홍 전 차장은 “대통령과 국정원장이 새빨간 거짓말을 한다”는 입장이어서 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1차 변론 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는 양측 모두가 비상계엄 국무회의가 요건을 갖췄는가에 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수사기관에서 “사람이 모였다는 것 외에는 간담회 비슷한 형식이었다”며 “개의, 종료 선언 등 절차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튼 국무위원 모두가 걱정하고 반대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7차 변론기일에서 “‘계엄=내란’ 프레임으로 자꾸 누르니 일부 국무위원들이 그런 식으로 답변한 것 같다”며 “국무위원들이 대통령실에 간담회 하러 오거나 놀러 왔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헌재 증인신문은 이날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헌재가 윤 대통령이 추가 신청한 강의구 대통령비서실 1부속실장 등 3명의 증인 신청을 기각했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은 지난 17일 21대 총선 당시 인천 연수구와 파주시 투표관리관 등에 대한 추가 증인 신청을 했다가 당일 철회하면서 송달 주소 등을 특정해 재신청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헌재 증인신문 이후엔 양측 최후 변론을 들은 뒤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론 종결부터 선고까지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11일이 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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