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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원대 전기차는 통할까.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 속에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을 낮추고 크기를 줄인 전기차 출시를 앞다퉈 준비 중이다. 저렴하고 실속있는 전기차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독일 폭스바겐은 3월 신차 콘셉트카를 공개할 예정인데 한화 2990만원대(2만 유로) 신형 전기차 스케치를 지난 5일 현지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폭스바겐의 토마스 셰퍼 최고경영자(CEO)는 “싸면서 고품질에 수익성 있는 전기 폭스바겐, 이게 바로 자동차 공학의 챔피언스리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명문구단이 대결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소형 전기차 싸움을 빗댄 것이다.

폭스바겐은 2027년 양산 예정인 엔트리급 전기차에 앞서 내년에 ID. 2all(올)을 먼저 내놓는다. ID.2올은 약 2만5000유로(한화 3500만원선)으로 예상된다. 한 수입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유럽이 한국보다 완성차 가격대가 높은 편이라 오히려 국내에 더 저렴하게 들어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한국 시장에는 이 정도 가격의 전기차가 출시됐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지난달 국내에 승용차를 선보이면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를 3000만원대에 출시했다.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더하면 실제 구매 가격은 2900만원대로 떨어진다.

국내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택할 때 경제적 요소를 더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18일 발표한 ‘2025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는 전기차 구매 선호 이유 1위로 ‘낮은 연료 비용(57%)’을 꼽았다.



폭스바겐도 2000만원대 전기차…현대차는 “모든 브랜드서 EV 출시”
독일과 인도 소비자는 환경에 대한 우려를 1위로 꼽았고 중국 소비자는 더 나은 주행경험을 택했다.

기존보다 더 작은 모델로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소형 해치백 모델 Q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는 이달 말 스페인 타라고나에서 개최하는 ‘기아 EV 데이’에서 소형 전기차 EV2 콘셉트카를 공개한다. 볼보는 첫 소형 전기차 SUV EX30을 이달 국내 공식 출시했는데, 초도물량 500대가 완판됐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지난해 전체 승용차 수요 흐름은 고급화였지만, 전기차 시장에서는 소형급 신차가 인기여서 3000만원~4000만 원대 차량 판매가 가장 늘었다”고 분석했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출시 초반보다 배터리 가격이 안정돼 완성차 업체들이 크기가 작은 엔트리급 모델을 속속 출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 모든 브랜드에서 올해 전기차 신차를 출시하며 물량 공세로 캐즘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대형부터 소형까지 구색을 두루 갖추는 전략. 기아는 이달 말 준중형 세단 EV4와 중형 상용차 PV5를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대형 SUV 아이오닉9를 공개했고, 제네시스는 GV70 EV 부분변경모델을 선보였다. 올해 준공 예정인 울산 EV 신공장도 막판 가동 준비가 한창이다.

배진용 수원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중국을 필두로 배터리 가격 문턱이 낮아져 전기차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향후 5년 내에는 전기차 캐즘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보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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