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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출석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송영오 | 천주교 고초골피정의집 원장

거짓말이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대어 말을 하는 것으로 진실과 반대되는 단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진실이 무엇인지 가려진 채 거짓이 난무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무엇이 실제이고 무엇이 허상인지,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흐르는 강물을 막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며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 실체를 부풀리거나 사실을 축소 은폐시켜 끊임없는 시빗거리에 휩싸이게 만들고 있다. 결국 거짓말이란 믿음을 사라지게 만들어 모든 것을 불신하게 만드는 사회 풍조를 낳게 한다.

9번 재수를 해서 사법고시를 패스한, 지칠 줄 모르는 뚝심 있는 사나이로 박근혜 정부 시절 여주지청으로 좌천인사를 당했지만 문재인 정부 때 서울 중앙지검으로 발령받아 검찰총장까지 역임한 윤석열이라는 사람에게서 국민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정의의 사도로 대한민국을 바른 정치로 이끌어 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런데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석열은 대부분 부서를 검찰 인사로 채워 대한민국을 검찰공화국으로 만들었고, 국민과의 소통을 뒤로하고 압수수색 영장으로 국민을 긴장하고 불안하게 만들더니, 같은 민족인 북한을 주적으로 이질화하고 일본과 굴욕적 외교정책을 이어가며 강제노역으로 죽어간 억울한 영혼은 위로도 안 하고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도록 방관했고, 외국을 순방할 때마다 외교적 문제를 만들어 국격을 무너뜨리고, 영부인이 명품백 문제와 공천 시비 및 국정농단을 일삼게 하여 국민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의 파렴치한 모습은 이게 다가 아니다. 이미 2년 전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아 열린 보궐선거에, 윤석열 대통령의 사면복권으로 김태우를 다시 구청장 후보로 공천하는 몰염치한 행위를 시작으로, 민간인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다가 급류에 실종되어 사망한 채상병 사건으로 군 지휘체계를 무너뜨리고 군인의 명예를 실추시켰고, 의대생을 2000명 더 늘려야 한다는 대통령의 일방적 결정으로 의료계와 갈등을 빚으며 제기한 끊임없는 거짓말들은 국민을 멍들게 만들었고 대한민국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깜냥이 되지 않는 자격 미달인 대통령은 갈수록 협치를 모르는 오만방자한 유아독존의 길을 걷더니 급기야 지난해 12월3일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계엄을 선포했다. 군인들을 앞세워 국회를 유린하고 정치인들을 거세할 목적으로 오랜 시간 계엄을 준비한 대통령이 국회의 권능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고, 국회 대체 입법기구를 위한 예산 편성을 지시했으며, 계엄이 해제되어도 두번 세번 계엄령을 선포하면 된다고 지시했던 진술들과 문건들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탄핵심판에 당당히 임하겠다고 공언했고 법적, 정치적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던 대통령은 지금 헌법재판소에 나와 고개를 쳐들고 뻔뻔하게 거짓말하는 모습에 국민은 울분을 토해 내고 있다.

용서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뉘우칠 때만 용서가 가능한 것인데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도 인식하지 못하는 전두환·노태우를 용서한다고 사면한 고 김대중 대통령과,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온몸으로 화살을 받아 내며 자신의 억울함과 울분을 침묵으로 바꾼 바보 같은 고 노무현 대통령은 참으로 대단하다.

정치가 아무리 권모술수에 능하고 화려한 언변으로 국민을 사로잡는 것이라지만 필요에 따라 너무나 손쉽게 손바닥을 뒤집는 저들의 능력에 감탄과 찬사가 절로 나온다. 최루탄과 곤봉이 난무하는 군부독재라는 동시대를 살아오면서 민주와 정의를 외치던 청년 시절의 그 애국심과 의협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정치적 필요에 따라 보수와 진보를 갈라치며 명분과 실리에 따라 좌파, 우파로 갈라서서 ‘중도’를 노래한다.

진실을 외면하고 거짓에 익숙해져 있는 저들에게 십계명 중 8계명인 “거짓 증언을 하지 말라”라는 계명을 가르치고 싶다. 암브로시오(윤석열의 세례명) 대통령을 비롯하여 헌법재판소에서 교묘히 말을 바꾸며 거짓말을 하는 증인들에게 고해성사를 보게 하고 싶다. 속고 속이는, 진실이 외면당하고 거짓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참된 것을 바라보는 영롱한 눈과 올바른 것을 찾아 듣는 총명한 귀가 열리도록 지혜를 청하며 이런 어지러운 나라를 만들어 놓은 대통령의 탄핵을 위해 차디찬 아스팔트를 지키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 특별히 기도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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