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방물가 안전관리 평가계획 변경안 입수
'요금동결'서 '인상률 최소화'로 지침 선회
기다린듯 택시·지하철·수도요금 줄인상
서울의 한 식당가 전경. 연합뉴스

[서울경제]

올 들어 택시·지하철·상하수도 등 지방 공공요금이 들썩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뛰면서(원화 가치 하락) 수입 물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지방 공공요금까지 출렁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물가 운영에 책임을 진 정부는 관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자칫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정부의 물가 관리 의지가 느슨해지고 있다. 19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정부의 ‘2025년도 지방물가 안전관리 평가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지자체의 물가 관리 노력을 평가하는 평가 항목 중 ‘지방 공공요금 동결건수’의 배점이 30점에서 15점으로 낮아졌다. 또 ‘지방 공공요금 인상률’에 대한 배점은 5점에서 10점으로 상승했다. 과거에는 공공요금을 동결해야 고점을 얻을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인상은 허용하되 그 폭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평가 방향을 바꾼 셈이다. 평가 가점 항목도 기존 ‘취약 계층 등 지방 공공요금 감면 실적(2점)’에서 올해에는 ‘요금 인상 최소화를 위한 노력(3점)’으로 바꿨다.

앞서 정부는 2022년 “물가 안정에 대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하겠다”며 지방 물가 안정 관리 평가제를 도입했다. 이후 매년 대내외 사회·경제적 여건에 맞춰 평가지표를 미세 조정해왔는데 올해는 사실상 요금 인상을 어느 정도 용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자체의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공공요금 동결을 더 이상 압박할 수 없으니 인상률이라도 최소화해 성의를 보이라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평가 지침을 17개 시도, 226개 시군구에 공유했으며 3월까지 의견을 수렴해 후 4월 확정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가·나·다 3단계 평가 결과에 따라 특별교부세가 인세티브로 부여된다. 지자체 살림에 직접적인 보탬이 되는 만큼 단순 평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문제는 새해 들어 먹거리 등을 중심으로 물가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요금까지 줄인상될 경우 서민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체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이 2%대에 올라선 것은 5개월 만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세 달째 상승 추세가 이어진 데다 상승률은 지난해 7월(2.6%)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무(79.5%) 배추(66.8%) 등 채소류가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공요금은 이미 줄줄이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 대구시가 22일 자정부터 택시 기본요금을 현행 2㎞까지 4000원에서 1.7㎞까지 4500원으로 500원 인상한다. 기본거리 이후 거리요금은 130m당 100원에서 125m당 100원으로 변경된다. 택시 1회 평균 이용거리(5.58㎞) 기준으로는 현재 6754원을 내야 하지만 앞으로는 7604원을 지불해야 한다. 대구시가 요금을 조정하는 것은 2023년 1월 이후 2년 만이다. 올 들어 택시요금 인상을 확정한 지자체는 대구가 처음이다. 대구를 시작으로 다음 달 울산이 요금 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서울·부산·인천·광주 등도 연내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 지하철요금은 이르면 다음 달 150원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10월 지하철 기본요금을 1250원에서 1400원으로 150원 우선 올리면서 나머지 인상분(150분)을 적용하는 시기가 수차례 밀린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혼란한 상황이다 보니 요금 인상 반대 명분을 제시할 구심점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원가 이하로 부가되는 수도요금 역시 현실화 수순을 밟고 있다. 제주도가 올해 시작과 함께 상수도요금을 5% 인상한 데 이어 세종시가 이달 6%, 대전시가 다음 달 9%를 각각 올리기로 했다. 누적된 적자 등을 해소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요금 인상 요인을 억누를 수는 없지만 인상 시기 조절 등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자칫 잇따른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제때) 금리를 내리지 못하고 경기가 더 침체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교통 등 서민 생활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요금 인상은 당분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867 이재명 "개헌 얘기하면 블랙홀… 빨간 넥타이 맨 분들만 좋아한다" 랭크뉴스 2025.02.19
44866 LH ‘미분양 직매입’에 “업계 자금 숨통” “악성 재고 떠안기” 분분 랭크뉴스 2025.02.19
44865 여 ‘잠룡’ 잰걸음…‘토론회 연설’·‘저서 출판’ 랭크뉴스 2025.02.19
44864 ‘탈북 어민 북송’ 문 정부 인사들 유죄…“분단 고려” 선고유예 랭크뉴스 2025.02.19
44863 이재명 “언론들이 내게 불리한 것은 신속히 보도” 랭크뉴스 2025.02.19
44862 그 우동, 끝내 세상 못 나왔다…주방서 죽은 50대 男의 수첩 랭크뉴스 2025.02.19
44861 [단독] '선관위 간첩' 가짜뉴스 출처는 '캡틴코리아'‥"트럼프도 안다" 랭크뉴스 2025.02.19
44860 이재명 "개헌 얘기하면 블랙홀…빨간넥타이 메신 분들이 좋아한다" 랭크뉴스 2025.02.19
44859 이재명, ‘우클릭’ 논란에 “상황 바뀌었는데 입장 안 바꾸면 교조주의, 바보” 랭크뉴스 2025.02.19
44858 이언주 "민주, 탈원전 기조 유지 안 해…에너지에 좌·우파 없다" 랭크뉴스 2025.02.19
44857 이재명, ‘우클릭’ 논란에 “상황이 바뀌었는데 입장 바꾸지 않으면 교조주의, 바보” 랭크뉴스 2025.02.19
44856 이재명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 개헌 논의할 시기 아냐" 랭크뉴스 2025.02.19
44855 이재명 "전 국민 25만 원 소비쿠폰 포기할 수 있다"...與 "오락가락 행태" 랭크뉴스 2025.02.19
44854 고법, '10·26 사건' 김재규 재심 결정…"수사 때 가혹행위"(종합) 랭크뉴스 2025.02.19
44853 "요충지인데 낡은 건물이 떡 하니" 지역 안전 지키다 '흉물'돼 주민들 불안 커진다 랭크뉴스 2025.02.19
44852 윤 측 “헌재 결정에 승복할 것…조기 하야는 전혀 고려 안 해” 랭크뉴스 2025.02.19
44851 "아들 초등학교 입학인데 돈 없어서"…은행 털려던 '장난감 물총' 강도 결국 랭크뉴스 2025.02.19
44850 김문수 토론회에 여당 의원 60명 출동‥여권도 조기대선 행보 랭크뉴스 2025.02.19
44849 여당 의원 줄세우며 ‘세 과시’한 김문수 “박근혜 파면은 잘못”[어제의 오늘] 랭크뉴스 2025.02.19
44848 유승민 "박근혜 회고록 다 읽어봤다…언젠가 쌓인 오해 풀고파" 랭크뉴스 2025.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