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사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확전일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외국산 자동차·반도체·의약품에 대한 일괄적 관세 부과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관세율이 25% 이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자동차·반도체가 대미 수출 효자품목인 한국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행정명령 서명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동차 관세율에 대한 질문에 “아마 4월 2일에 말하겠지만, 2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율에 대한 후속 질문에는 “25%, 그 이상이 될 것이다. 1년에 걸쳐 상당히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들(교역 대상국과 기업)에게 시간을 주고 싶다. 미국에 공장이 있으면 관세가 없기 때문”이라면서다. 또 “세계 유수의 기업들로부터 연락 받았는데 그들은 관세·세금 인센티브 때문에 미국으로 돌아오고 싶어 한다”며 “(미국에 공장을 세우려는) 초대형 기업들을 발표할 것이다. 반도체·자동차와 관련 있는 기업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4월 2일로 예고된 상호 관세 및 자동차 관세를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해 각국 정부·기업을 압박, 미국 내 공장 설립을 최대한 유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통상 정책을 총괄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인준안은 18일 상원에서 찬성 51표, 반대 45표로 통과됐다.
김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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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서 많은 북한군 사망”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을 놓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러 고위급 회담에 대해 “매우 좋았다”며 “(종전에 대해) 더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군인들이 매주 수천 명씩 죽어가고 있고 많은 북한군(Koreans)이 사망했다”며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내고 싶다”고 했다.
미·러 정상회담은 이달 내 개최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달 말 안에 만날 것인가”라는 취재진 물음에 “아마도(probably)”라고 답했다. 미·러 간 고위급 협상에서 큰 틀의 종전 방안에 접점을 찾고 곧 양국 정상회담으로 나아가는 그림을 구상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마련된 종전 협상에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가 빠진 데 대해선 “제가 (개전 당시) 대통령으로 있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전쟁”이라고만 했다. 종전 후 우크라이나에 유럽이 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키는 안에 대해선 “그들이 원한다면 찬성”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군대를 둘 필요가 없다”며 미군 배치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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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 ‘미국만’ 동의까지 취재 제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아메리카만의 날’(Gulf of America)을 선포하는 행정명령에서 서명한 뒤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과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 취재를 제한한 AP통신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AP가 쓰고 싶어하는 표현 중 일부는 터무니 없다”며 “‘멕시코만(Gulf of Mexico)’이라고 부르지 않고 ‘아메리카만(Gulf of America)’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AP만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AP는 트럼프, 공화당, 보수 진영과 관련된 일들에 대해 매우 잘못해 왔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호의를 베풀지 않고, 저도 마찬가지다. 그게 삶의 방식”이라고 했다. AP는 미국에 본부를 둔 세계 최대 규모의 뉴스 통신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지난달 20일 ‘미국만’ 명칭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지난 9일 전용기 내에서 ‘아메리카만의 날’을 선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하지만 AP가 400년 이상 통용돼 온 ‘멕시코만’ 표기를 고수하겠다고 하자 백악관과 전용기 취재를 금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회견에서 AP가 ‘아메리카만’ 사용에 동의할 때까지 취재를 계속 제한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