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8일 윤석열 쪽 대리인단이 튼 영상
민경욱 찍은 표 보여줘 ‘황당’ 반응
윤석열 대통령 대리인단이 18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9차 변론기일에서 재생한 영상 일부. 한겨레 유튜브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 탄핵 재판에서 윤 대통령 쪽이 ‘부정선거’ 증거라며 부정선거론자인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을 찍은 투표용지를 제시하는 황당한 상황이 펼쳐졌다.

18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기일에서 윤 대통령 대리인단인 도태우 변호사는 “가짜 투표지로 의심받는 투표지들의 사진이다. 본드, 풀이 떡칠되어 붙어버린 투표지들이 보인다”라며 관련 영상을 재생했다. 탄핵심판 쟁점이 아님에도 21대 총선에서 부정선거가 이뤄졌다는 극우 세력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극우 세력은 붙어 있는 일부 투표지들이 외부에서 뭉텅이 표가 투입된 근거라고 주장한다.

21대 총선 인천 연수을에서 낙선한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2020년 5월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선거무효소송 대법원 소장 제출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정작 재생된 영상 속 붙은 투표지는 민 전 의원을 찍은 것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대승한 총선을 부정선거로 몰아가는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사진인 셈이다. 민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천 연수을)에서 부정선거가 벌어져 선거에서 졌다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부정선거론자다. 앞서 대법원은 붙은 투표용지와 관련해 “운반·개표·보관 과정에서 회송용 봉투의 봉함을 위해 도포된 접착제가 묻어서 생길 수 있는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윤 대통령 쪽 대리인단은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공교롭게 영상 재생이 끝나자 도 변호사 옆자리에 앉아 있던 윤 대통령 대리인단 소속 차기환 변호사는 고개를 숙이며 웃음을 참지 못하기도 했다.

이날 변론기일에서는 증거조사가 진행됐으나 윤 대통령 쪽은 제대로 된 증거설명 없이 시종일관 어설프고 미숙한 태도로 입길에 올랐다. 이들은 상당 시간을 부정선거와 중국 배후설 등 음모론을 주장하는 데 할애했다.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인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19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헌재에서 미리 고지한 일정이었음에도) 피청구인(윤 대통령) 쪽에서는 증거설명을 마지막에 쫓기듯이 하고 계속해서 부정선거와 중국의 하이브리드전(군사·비군사적 조처를 섞은 전쟁) 등의 얘기만 했다”며 “너무 준비가 안 됐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엉망진창이었다”고 평가했다.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으로 같은 방송에 출연한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회 쪽은 증거로만 따지는데, 윤석열 쪽에선 그렇게 하면 안 되니까 선전·선동만 했다”며 “그 공간 안에 헌법재판관 8분과 나름 한다는 변호사들이 다 있는데, 그런 이상한 말을 듣고 있으니까 너무 괴로웠다”고 말했다.

누리꾼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민경욱이 부정선거의 주범인 것”이냐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도 “민경욱이 억울해하는 이유를 알겠다. 저렇게 부정투표를 남발했는데도 당선이 안 됐으니 얼마나 격노했겠느냐”고 비꼬았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815 주한日대사관, 일왕생일 리셉션…기미가요에 일왕부부 사진도 랭크뉴스 2025.02.19
44814 결국 ‘LH 매입’ 카드 꺼내든 정부…“숨통 트일 것” vs.“건설사 악성재고 떠안기” 비판도 랭크뉴스 2025.02.19
44813 [단독] 김용현의 '내란' 비화폰은 지금 경호처에‥검찰은 왜 깡통폰만 챙겼을까? 랭크뉴스 2025.02.19
44812 김문수 뜨자 58명 '눈도장', 오세훈은 이재명과 각 세우기... 與 대선 레이스 시동 랭크뉴스 2025.02.19
44811 공군총장, KF-21 시험비행 첫 탑승…“상상 이상 성능’ 랭크뉴스 2025.02.19
44810 삼성, 9년 만에 임원 2천명 소집 세미나…"위기 극복 목표" 랭크뉴스 2025.02.19
44809 헌재, 한덕수 탄핵심판 1회 변론으로 종결... 국회 측에 일침도 랭크뉴스 2025.02.19
44808 ‘DOGE 대장’ 아니었어?…“머스크는 권한 없다” 백악관의 거리두기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5.02.19
44807 한덕수 탄핵심판 변론 종결···결과 따라 윤 대통령 심판에 영향 줄까 랭크뉴스 2025.02.19
44806 경찰, ‘경호처 수사’ 이첩 검토하는데…공수처는 난색 랭크뉴스 2025.02.19
44805 북한군 포로 “한국 갈 생각이다”…정부 “적극 수용한다는 원칙” 랭크뉴스 2025.02.19
44804 북한군 포로 "한국가고 싶다"…정부 "수용 원칙하에 지원"(종합) 랭크뉴스 2025.02.19
44803 중학생 의붓아들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세번째 영장 청구 끝에 구속 랭크뉴스 2025.02.19
44802 “암엔 선보다 원형”… mRNA 항암제 효율 200배 높여 랭크뉴스 2025.02.19
44801 “52시간제 해결돼 美·中 이기고 싶다”…반도체업계, 與에 호소 랭크뉴스 2025.02.19
44800 이재명 ‘선거법 위반’ 공소장 변경…1주일 뒤 2심 결심 랭크뉴스 2025.02.19
44799 이재명 “민주당 중도보수” 후폭풍…“정략적 우클릭 매우 우려” 랭크뉴스 2025.02.19
44798 이물 혼입방지 가이드라인 배포한 식약처…마라탕·치킨·제과점 콕 집은 이유 랭크뉴스 2025.02.19
44797 홍준표 “당장 내일 대선해도 준비돼 있다…명태균에 속은 아들은 효자” 랭크뉴스 2025.02.19
44796 '소득세 60조 돌파'에 이재명 "초부자들은 감세, 월급쟁이는 증세" 랭크뉴스 2025.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