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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패싱' 논란속 미·EU 엇박자 심화 조짐


러와 고위급 회담 나선 미 대표단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러시아와 고위급 회담을 한 미국이 18일(현지시간) '양보'를 언급하며 유럽연합(EU) 제재를 지목해 주목된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우크라이나)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모든 당사자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U도 러시아를 제재하고 있기에 일정 시점에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상호 이익이 되는 경제 협력 발전의 인위적 장벽을 제거하는 데 대한 (미국 측의) 강력한 관심(strong interest)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첫 고위급 회담에서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 해제를 협상 타결 조건으로 요구했고, 미국이 일단은 긍정적 신호를 발신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 대표가 대표단에 포함돼 사우디로 온 것도 미국과 경제 협력을 위한 제도적 환경 조성, 즉 제재 해제와 관련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EU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조 바이든 직전 미 행정부와 함께 러시아 제재를 주도했다. 강력한 경제 제재를 통해 러시아의 돈줄을 묶어 전비에 쓰지 못하도록 하자는 계산에서다. 특히 서방이 동결한 러시아 중앙은행 동결자산의 3분의 2 이상이 EU 내에 묶여 있다.

루비오 장관이 '콕 집어' EU를 지목한 것도 이런 배경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사실상 유럽을 '패싱'한 채 종전 협상을 시작한 터에 이날 미·러 회담 뒤 나온 EU 제재 해제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까지 나오면서 다시 한번 EU 반발이 예상된다.

미국과 EU 간 엇박자도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러 고위급 회담이 열린 당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대러시아 제재 이행'이 안건에 포함되기도 했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를 겨냥할 수 있는 추가 조처를 준비 중"이라며 16차 제재를 예고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날 오후 공개된 EU 전문매체 유락티브와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가 손에 쥐고 있는 강력한 카드를 내주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서방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면서 "그들(러시아)은 우리로 하여금 그들이 '강자'라고 생각하기를 원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의)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과 관련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주요국 비공식 회동에서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 파병에 관한 합의가 불발된 바 있다.

그는 "러시아가 평화를 원하지 않는 데 평화유지군에 관해 말한다면 이는 러시아 함정에 빠지는 것"이라며 "지금은 압박할 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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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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