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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말레이시아서 ‘트리폴드폰’ 글로벌 출시
트럼프 1기 美 제재에 세계 무대서 사실상 퇴출
지난해 4분기 中 스마트폰 시장 1위 탈환 성공
‘美中 갈등 상징’ 멍완저우가 직접 전략 지휘
中 회복에 애국소비 영향… 세계서 통할지 주목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업체인 화웨이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복귀를 전격 선언했다. 화웨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때 미국의 집중 제재로 인해 글로벌 무대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춘 바 있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이제 막 시작된 지금, 화웨이가 반격에 나섰다. 이들의 무기는 막대한 투자를 통해 일군 자체 기술이다. 이미 중국 내에서 완전한 회복세를 되찾은 화웨이가 세계 무대에서도 화려하게 부활할지 주목된다.

화웨이는 18일 오후(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무역전시센터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XT’와 스마트 태블릿PC, 이어폰 등 3종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중에서도 메이트XT는 지난해 9월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내놓은, 화면을 두 번 접는 ‘트리폴드’ 스마트폰이다. 지금까지는 중국 시장에서만 판매됐지만, 이날을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안드레아스 짐머 화웨이 시니어 제품 전문가는 “(메이트XT보다) 우리의 야망을 더 잘 나타내는 기계는 없다”라며 “(메이트XT는) 화웨이의 울트라 프리미엄, 궁극의 디자인 시리즈 중 하나”라고 했다.

안드레아스 짐머 화웨이 시니어 제품 전문가가 18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무역전시센터에서 두번 접는 '메이트XT'를 선보이고 있다./이윤정 기자

화웨이는 트럼프가 이제 막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때를 골라 세계 무대 복귀를 선언했다. 트럼프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를 끌어내린 장본인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화웨이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40%에 육박, 1위를 달렸다. 2020년 2분기에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까지 20%를 달성하며 1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2018년 말 시작된 트럼프의 ‘화웨이 때리기’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퀄컴 반도체까지 화웨이 공급선을 끊어버린 것이다. 결국 스마트폰을 판매할 수 없는 처지가 되면서, 글로벌 시장은 물론 중국 내 점유율마저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화웨이의 빈자리는 애플과 미국 제재에서 벗어난 다른 토종 업체들이 차지했다.

그럼에도 화웨이는 결국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점유율 18.1%를 기록하며 1위에 올라섰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 이후 선두 자리를 되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IT 전문매체 서우지즈자는 “화웨이에게는 암흑의 순간을 지나 불사조처럼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매출도 8600억위안(약 170조6000억원)을 넘어섰다고 화웨이 측은 밝혔는데, 이는 2020년(8914억위안·약 176조9000억원)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애플에 내줬던 자국 시장을 되찾으면서 해외 진출을 위한 자신감에도 탄력이 붙은 셈이다.

그래픽=정서희

화웨이가 자립에 성공한 비결로는 연구·개발(R&D)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꼽힌다. 2023년에만 총매출의 23.4%인 1647억위안(약 32조7000억원)을 R&D에 투입했다. 그 해 7나노 반도체 자체 조달에 성공, 5G 스마트폰을 출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여기에 자체 OS인 ‘하모니(중국명 훙멍, 鴻蒙) OS’도 개발해 안드로이드 OS 생태계에서 독립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하모니 OS를 사용하는 기기 수는 10억대를 돌파했다.

이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진출 전략이 멍완저우 순환회장 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창업주인 런정페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장녀인 멍 순환회장은 지난해 10월부터 두 번째 순환회장 임무를 수행 중으로, 미·중 갈등을 상징하는 인물로도 유명하다. 2018년 미국이 거래를 금지하고 있는 이란과 거래를 한 혐의로 캐나다에서 긴급 체포돼 3년간 억류되면서다. 미·중 갈등에서 중국 측 최전선에 섰던 인물이 미국에 대한 도전장을 직접 쓴 셈이다. 화웨이는 2012년부터 3명의 부회장(멍완저우·쉬즈쥔·후허우쿤)이 6개월씩 돌아가며 런 회장과 공동 경영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멍 순환회장은 몇 차례 더 순환회장직을 수행한 뒤 CEO 자리를 물려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무역전시센터에서 화웨이 '메이트XT'를 보고 있는 외신 기자들./이윤정 기자

다만 화웨이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를 탈환한 것은 미·중 갈등으로 인해 중국에서 ‘궈차오(國潮·애국 소비)’ 열풍이 분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2023년엔 공무원들의 아이폰 사용이 금지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중국 정부도 화웨이를 밀어주고 있다. 화웨이가 말레이시아를 세계 무대 복귀를 위한 무대로 선정한 것도 당장 미국 영토로 진출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는 화교(중국계 말레이시아인)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높은 가격도 걸림돌이다. 중국 내 메이트XT의 판매 가격은 1만9999위안(약 400만원)부터 시작된다. 화웨이는 글로벌판 가격을 3499유로(약 530만원)로 책정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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