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명태균씨. 한겨레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김건희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에게 받은 돈봉투를 목격했다는 목격자 증언을 18일 공개했다. 명씨로부터 돈봉투 얘기를 ‘들었다’는 증언은 공개된 바 있지만, 돈봉투를 본 사람의 증언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이날 2024년 10월14일 명씨의 측근인 ㄱ씨와 제보자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민주당 설명에 따르면, 윤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3월22일 명씨는 윤 대통령 부부의 집과 김 여사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서 김 여사한테 돈봉투를 받았다. 명씨는 이후 김해공항에 그를 데리러 간 ㄱ씨에게 해당 돈봉투를 보여줬다고 한다. 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통화 내용은 명씨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인 지난해 10월 ㄱ씨가 제보자에게 “(명씨가) 봉투를 받은 거 맞다. 내게 보여줬다”고 말하는 내용이다.
ㄱ씨는 당시 제보자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봉투 받은 거 맞아요. 받고 내려오는 날(2022년 3월22일)도 내보고(내게) 보여줬어, 봉투를, 받았다고”라고 말하며 “고생했다고 좀 떼줄 줄 알았더만 안 떼주고 그냥 다 해가지고 뭐 할라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씨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명씨가) 짐 정리할 때도 안방 농(옷장)에 봉투를 들고 있더라고. 그때까지도”라고 덧붙였다. ㄱ씨는 “그 봉투 받았다 카면 김건희 여사고 뭐고 다 문제 되는 거 아입니까”라고도 했다.
이 통화 녹음 파일을 분석한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명태균씨 관련 의혹을 수사한 창원지검이 해당 내용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명씨나 김 여사를 기소하지 않았고, 김 여사 소환조사나 서면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명태균 특검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돈봉투 목격자가 ㄱ씨를 포함해 최소 2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노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명씨는 (2022년 3월22일) 그날 (김 여사에게) 돈을 받으려 간 거다. 여론조사 비용을 받으러 가서 그 돈봉투를 받아온 것”이라며 “대선 경선을 위한 여론조사를 포함한 전반적인 도움에 대한 수고비로 보이는데 수사기관이 제대로 된 조사를 안하고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명씨 본인부터 돈봉투 수수 사실을 시인하고 있는데도 이 부분의 수사가 미진한 것은 명태균 특검법의 필요성을 재확인해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