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44개 대학 금융특강 실시
대학생 금융기초 지식 향상 목적
“투자 관심 생겨…정기 강의했으면”
“30년 동안 월급 한 푼 쓰지 않고 모아야 서울에 30평 아파트 한 채 살 수 있습니다. 그마저도 강남이나 서초 아파트 매매는 어림도 없어요.”
강사가 말을 마치자 강당 분위기가 한순간에 가라앉았다. 스마트폰을 보거나 옆자리 친구와 귓속말을 속삭이던 학생들도 하던 것을 멈추고 시선을 발표자에게 고정했다. 캠퍼스의 낭만을 품은 대학 신입생들이 졸업 후 마주해야 할 냉담한 현실이 속속 들려왔다. 학생들은 충격을 받은 듯 허리를 바로 세우고 강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난 17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서 이 학교 자율전공학부 신입생 130여명을 대상으로 한 금융감독원의 금융 특강이 열렸다. 금감원은 청년들의 금융 기초지식을 높이기 위해 2012년부터 ‘대학생이 꼭 알아야 할 금융이야기’를 주제로 매년 특강을 개최하고 있다. 이 특강은 3월 새 학기에 맞춰 금감원 소속 교수가 직접 학생들과 만나거나 금감원이 제작한 교육 영상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상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올해엔 전국 44개 대학교에서 특강이 진행된다.
강연자로 경희대를 찾은 민재기 금감원 교수는 금융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민 교수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를 보여주며 “직장인 월급만으로 서울에 집도 사고 노후자금까지 마련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더군다나 화폐가치는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돈을 모아놓기만 하면 오히려 손해 보는 꼴”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여러분 기대수명인 130세까지 건강히 살려면 ‘벌어놓은 돈이 다시 돈을 버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며 “그 습관은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 지금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을 왜 알아야 하는지 설명이 끝나자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집중도가 높아졌다. 이후 민 교수는 주식 투자방법 중 가치투자, 장기투자, 지수추종투자법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가치투자를 설명할 때는 스타벅스와 맥도날드가 이익을 내는 사업방식과 투자 적기를 찾는 법에 대해 민 교수와 학생들 간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요즘 대세를 반영하듯 인공지능(AI) 관련 이야기가 나오자 학생들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한 학생은 손을 들고 “과제 할 때 AI를 쓰는데 AI가 투자도 척척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AI가 투자 방향을 결정하는 로보어드바이저라는 서비스가 이미 출시됐고 수익률도 괜찮은 편이다”라며 새롭게 바뀌는 금융투자 환경을 소개했다.
현장에서 만난 신입생들은 특강이 유익했다고 입을 모았다. 울산 남구에서 상경한 최가은(19)씨는 “지금까지 투자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오늘 강연을 들으니 대학 생활하면서 투자법을 틈틈이 익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입생 지도차 강연을 함께 들은 재학생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남겼다. 경희대 3학년 민채린(23)씨는 “대학생들이 이제 막 성인이 된 만큼 대학에서 필수 교양과목으로 실용적인 금융을 가르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앞으로도 대학과 협업해 다양한 금융 교육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제활동이 시작되는 대학생부터 체계적인 금융 교육이 이뤄지도록 교육 기회를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했다.
대학생 금융기초 지식 향상 목적
“투자 관심 생겨…정기 강의했으면”
지난 17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서 대학 신입생 대상 금융 특강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특강은 금융감독원 주최로 이뤄졌다. /경희대학교 제공
“30년 동안 월급 한 푼 쓰지 않고 모아야 서울에 30평 아파트 한 채 살 수 있습니다. 그마저도 강남이나 서초 아파트 매매는 어림도 없어요.”
강사가 말을 마치자 강당 분위기가 한순간에 가라앉았다. 스마트폰을 보거나 옆자리 친구와 귓속말을 속삭이던 학생들도 하던 것을 멈추고 시선을 발표자에게 고정했다. 캠퍼스의 낭만을 품은 대학 신입생들이 졸업 후 마주해야 할 냉담한 현실이 속속 들려왔다. 학생들은 충격을 받은 듯 허리를 바로 세우고 강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난 17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서 이 학교 자율전공학부 신입생 130여명을 대상으로 한 금융감독원의 금융 특강이 열렸다. 금감원은 청년들의 금융 기초지식을 높이기 위해 2012년부터 ‘대학생이 꼭 알아야 할 금융이야기’를 주제로 매년 특강을 개최하고 있다. 이 특강은 3월 새 학기에 맞춰 금감원 소속 교수가 직접 학생들과 만나거나 금감원이 제작한 교육 영상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상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올해엔 전국 44개 대학교에서 특강이 진행된다.
지난 17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서 대학 신입생 대상 금융 특강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특강은 금융감독원 주최로 이뤄졌다. /경희대학교 제공
강연자로 경희대를 찾은 민재기 금감원 교수는 금융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민 교수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를 보여주며 “직장인 월급만으로 서울에 집도 사고 노후자금까지 마련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더군다나 화폐가치는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돈을 모아놓기만 하면 오히려 손해 보는 꼴”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여러분 기대수명인 130세까지 건강히 살려면 ‘벌어놓은 돈이 다시 돈을 버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며 “그 습관은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 지금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을 왜 알아야 하는지 설명이 끝나자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집중도가 높아졌다. 이후 민 교수는 주식 투자방법 중 가치투자, 장기투자, 지수추종투자법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가치투자를 설명할 때는 스타벅스와 맥도날드가 이익을 내는 사업방식과 투자 적기를 찾는 법에 대해 민 교수와 학생들 간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요즘 대세를 반영하듯 인공지능(AI) 관련 이야기가 나오자 학생들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한 학생은 손을 들고 “과제 할 때 AI를 쓰는데 AI가 투자도 척척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AI가 투자 방향을 결정하는 로보어드바이저라는 서비스가 이미 출시됐고 수익률도 괜찮은 편이다”라며 새롭게 바뀌는 금융투자 환경을 소개했다.
지난 17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서 대학 신입생 대상 금융 특강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특강은 금융감독원 주최로 이뤄졌다. /경희대학교 제공
현장에서 만난 신입생들은 특강이 유익했다고 입을 모았다. 울산 남구에서 상경한 최가은(19)씨는 “지금까지 투자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오늘 강연을 들으니 대학 생활하면서 투자법을 틈틈이 익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입생 지도차 강연을 함께 들은 재학생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남겼다. 경희대 3학년 민채린(23)씨는 “대학생들이 이제 막 성인이 된 만큼 대학에서 필수 교양과목으로 실용적인 금융을 가르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앞으로도 대학과 협업해 다양한 금융 교육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제활동이 시작되는 대학생부터 체계적인 금융 교육이 이뤄지도록 교육 기회를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