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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해 12월 3일 중국인 간첩 99명이 경기 수원시 선거관리연수원에서 체포돼 주일 미군기지로 압송됐다'는 스카이데일리의 연속 단독 보도. 이 기사를 쓴 허겸 기자는 기사에서 "미군 정보 소식통", "사안에 정통한 미군 소식통"을 인용했습니다.

주한미군도, 선거관리위원회도 이 기사를 반박했습니다. '가짜 뉴스'라는 지적 속에 선관위는 이 기사를 쓴 허겸 기자를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허 기자를 입건해 4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최근 출국금지 조치했습니다.

'간첩 보도'의 소식통은 대체 누구였는지 이목이 쏠리는 시점. 한 남성이 "내가 취재원"이라며 나타났습니다. 인권위, 집회 현장, 중국대사관에 마블 캐릭터 '캡틴아메리카' 복장, 미군 복장을 하고 나타나 화제가 됐던 인물입니다. 중국대사관 침입 시도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이 인물이 스스로 밝힌 이름은 안병희.

지난 10일 국가인권위 건물에서 포착된 ‘캡틴아메리카 복장’의 안병희 씨.

안병희 씨는 SNS에 스스로를 "마블일베유니버스 퍼스트 일벤저", "캡틴대한민국 일간베스트 출신 애국보수우파"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캡틴아메리카남', '캡틴코리아', '캡코' 등으로 불립니다.

KBS는 스카이데일리 보도를 검증하는 차원에서 안 씨를 만나 단독으로 인터뷰했습니다. 안 씨의 동의를 얻어 안 씨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합니다.

■ 안병희 씨, "트럼프 1기 '블랙 요원'…스카이데일리 정보원" 주장

안병희 씨는 스스로를 "미군 예비역"이라고 소개하면서 "트럼프 1기 때 활동하던 블랙 요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때 복귀를 하지 않아 행방불명자 처리가 돼 미국 신분은 말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군 신분증과 유엔 신분증을 기자에게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또 안 씨는 자신이 "스카이데일리에 간첩단 사건에 대한 내용을 제보한 사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스카이데일리가 기사에서 언급한 '미군 소식통' 중 한 명이라는 얘깁니다. 안 씨는 스카이데일리 측과 통화한 녹취 파일 2개를 증명 차원에서 KBS에 제공했고 일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안병희 씨가 지난 2023년 한 커뮤니티에 올린 글. 이 때는 ‘미군 사칭하는 코스프레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습니다.

안 씨가 정말 미군 출신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 안 씨는 특히, 과거 한 커뮤니티에 '자신은 미군이 아니고 미군 코스프레에 진심인 사람'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린 적 있는데, 이를 지적하자 "사람들이 자꾸 인증을 요구하는데, 적성국 쪽 요구인 것 같아 코스프레라고 남긴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KBS는 미군 등을 통해 안 씨의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간첩 보도 정보 내가 줬다…기사 첨삭도 해줘"

안 씨는 스카이데일리 쪽에서 자신에게 먼저 접촉했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본인이 주변 경비를 섰는데, 미군 복장을 한 자신에게 스카이데일리 이사가 먼저 말을 걸고 명함을 줬다는 겁니다.

안 씨는 그 후 스카이데일리가 "5·18 기사를 쓰는 걸 보니 용기 있는 매체로 보여 정보를 주기로 했다"고 합니다.

안 씨는 명함을 준 이사를 통해 스카이데일리 관련 인물들을 하나, 둘 알게 됐고 기사를 쓴 허겸 기자와도 안면을 텄다고 했습니다.

안 씨는 스카이데일리 측에서 본인을 검증한 뒤 취재 내용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고 주장합니다.

스카이데일리 측에서 간첩단 체포를 언급하며 "당신이 작전 책임자면 어떻게 했을 것 같냐"고 묻기에, 안 씨가 "평택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답했고, "어디로 갔을까"라고 물어보길래 아직 스카이데일리를 100% 신뢰할 수 없어 "괌이나 오키나와"라고 애매하게 말했다고 합니다.

실제 스카이데일리에서는 간첩단을 주일 미군기지로 압송했다고 보도했는데, 자기의 답변을 참고한 거라고 안 씨는 주장합니다.

18일 KBS에서 인터뷰 중인 안병희 씨.

안 씨는 해당 보도를 시작으로 "(최근에 나온) 노상원 기사 전까지 다 제가 관여했다"면서, 스카이데일리가 간첩단 체포 주체라고 보도한 '미국 블랙 옵스 팀', 매크로 '목인', 중국 간첩이 한국서 실업 급여를 받았다는 내용 등을 예시로 들었습니다.

안 씨는 "메일로 기사 교정도 봤다"고 주장했습니다. "허 기자가 제가 불러주는 대로 기사를 다 쓰면 그 기사를 제가 한 번 더 보고 교정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안 씨는 이 같은 주장을 증명할 통화 녹취 약 180건, 카카오톡 대화 내용, 주고받은 메일이 다 남아있다며 필요하다면 공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카이데일리의 1월 16일 보도. ‘지난해 12월 3일 중국인 간첩 99명을 체포해 주일미군기지로 압송했다’고 적었습니다.

■ 스카이데일리 기자 "소통은 사실"

KBS는 스카이데일리 입장도 궁금했습니다. 안 씨 주장은 사실일까?

스카이데일리 허겸 기자에게 '안병희 씨와 아는 사이인지, 통화한 적 있는지', '안병희 씨로부터 간첩단의 오키나와 압송 등 기사 내용 제공받은 사실이 있는지', '기사를 미리 보내 내용을 첨삭받은 적 있는지', '안병희 신원 검증은 했는지' 등을 물었습니다.

허 기자는 "여러 소스 중 한 분으로 소통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이번 취재에는 전현직 국내외 정보기관 취재원들과 백악관을 포함한 미국 현지 취재원들이 참여해 첩보를 선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해명했습니다. 나머지 질문에 대한 구체적 답변은 하지 않았습니다.

KBS는 안병희 씨와의 인터뷰 영상을 곧 공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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