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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마지막 변론 기일(20일)이 다가오면서 조기 대선을 준비하는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포럼 출범을 통한 세력화와 함께 “연대”(김부겸 전 국무총리), “연정”(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이재명 대표에게 통합을 요구하는 메시지도 선명해지고 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행정수도 세종 이전의 추진방안과 과제 토론회'에 참석,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18일 비명계 원외 인사들이 주도하는 야권 대선 주자들의 연대 플랫폼 ‘희망과 대안’ 포럼이 출범했다. 경기 광명역 웨딩홀에서 열린 출범식에는 야권 잠룡인 김부겸 전 총리를 비롯해 김두관·박용진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다른 일정 때문에 불참한 김동연 경기지사는 영상 축사를 했다. 친문(친문재인)계 박광온 전 원내대표, 윤영찬 전 의원을 비롯해 총 400여명이 모였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김 전 총리는 축사에서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일명 ‘개딸’)이 비명계를 공격할 때 쓰는 용어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을 언급했다. 그는 “수박이라는 단어는 민족사의 비극과 상처, 희생과 피를 상징하는 단어”며 “여러분(개딸)이 쓰는 분열과 증오의 언어가 대한민국을 분열과 고통으로 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박’이 해방 정국에서 공산주의자를 향한 멸칭으로 쓰인 걸 지적한 것이다. 김 전 총리는 “지금의 민주당 모습으로는 정권 교체가 가능하지 않다”며 “연대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 권력 구조 개편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개헌 필요성도 강조했다. 내란 극복이 우선이며, 개헌은 대선 이후에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 이 대표를 통합과 개헌을 내세우는 비명계가 압박하는 모양새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의 상속세 개편 추진에 대해 “그것 하나만 가지고 접근하면 갈등만 이어진다. 우리 국민의 소득과 자산을 어떻게 늘릴 건지에 대한 방안도 함께 고민돼야 한다”며 최근 이 대표의 ‘우클릭’ 정책에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김부겸 전 총리(가운데), 김두관 전 의원(오른쪽), 박용진 전 의원이 18일 경기 광명시 KTX 광명역에서 열린 비명계 인사들 모임 '희망과 대안 포럼' 창립식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연합뉴스

‘희망과 대안’ 출범식에선 공정한 대선 경선 규칙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포럼 대표인 양기대 전 의원은 “조기 대선이 실시된다면 누구나 출마할 수 있는 민주적 절차와 과정이 필요하다”며 “민심을 더 반영하는 방안을 지도부가 수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가 유력한 선수(차기 대선 후보)이자 심판(대표)인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친문계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지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행정수도 세종 이전 추진 방안’ 토론회에 참석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국민의 지지를 압도적으로 못 받고 있다”며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세력을 모두 아우르는 연정이 당내에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의 비호감도와 중도층 지지의 연관성을 묻는 말에 “연정이나 개헌 등의 노력이 계속돼야 중도층 이탈 문제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전 총리처럼 김 전 지사도 개헌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토론회에서 “다음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회복과 대한민국 균형 발전을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 공간인 세종시에서 일해야 한다. 관련 개헌도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주장하던 2단계 개헌(계엄을 막는 개헌을 대선 때 하고, 내년 지방선거 때 본격적인 개헌 추진)도 재차 강조했다. 함께 참석한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도 “지방 분권과 권력 구조 개편을 위한 헌법 개정이 불가피 하다”며 거들었다.

토론회엔 친문계 고민정·이용선·장철민·한병도·홍기원 의원 등이 자리했다. 김 전 지사는 토론회에서 “대선 관련 사안은 탄핵 이후에 공식화하는 것이 맞다”고 했지만, 당내에서는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현역 의원들을 모으며 ‘세 불리기’에 나선 것”(재선 의원)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뉴스1

비명계의 공개적인 움직임에 친명계의 불편한 기색도 읽힌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 대표가 될 수밖에 없다”며 “향후 네거티브 공세를 최소화 하고, 당원이 중심이 되는 방향의 경선이 돼야 한다”고 했다.

지난 13일엔 김 전 지사와 만난 이 대표는 24일 김 전 총리, 27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 통합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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