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공항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광주시가 광주공항에 국제선을 띄우는 방안을 정부에 공식 건의하기로 했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무안국제공항이 폐쇄되면서 관광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광주공항에 국제선이 도입될 경우 오는 8~9월 국제선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무안공항과 노선이 중복될 우려가 있어 논란이 일고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18일 시청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국회 특위에서도 국제선 도입을 적극 검토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시장이 국제선 운항 방침을 공식화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시장은 다수의 지역민과 지역 관광업계의 요구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광주상공회의소와 광주관광협회비대책위는 각각 성명을 통해 “여행업계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한시적으로라도 하늘길을 열어야만 한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지역민의 글로벌 접근성이 차단되고, 관광업계는 여행취소 2만 900여명, 매출손실 300억원의 타격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선을 도입할 경우 언제까지 운항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불분명하다. 강 시장은 “참사가 발생한 무안공항이 물리적으로 안전하고, 심리적으로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항으로 모두에게 인정이 될때까지는 운항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명확한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제선 운항을 위해서는 임시 운항 허가를 받기 위해선 최소 60일 이전에 신청을 해야 한다. 세관과 검역 등 시설적 요건을 갖추는 데에만 수 개월이 소요돼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시장은 “최대한 단축한다면 2개월 내에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듣고 있다”며 “오는 11월 이후 동계시즌 여행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선 오는 8월부터는 준비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8~9월은 무안공항이 재개항을 목표로 한 시점과 일치한다. 강 시장의 발언은 무안공항과 상관 없이 국제선을 운영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돼 논란의 여지가 있다.
국제선을 둘러싼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조성된 무안국제공항은 당초 광주공항과 목포공항의 모든 기능을 통합하도록 계획하고 건설됐다.
하지만 광주경총과 시관광협회 등이 계획에 반발해 광주공항의 기능 이전을 강하게 반대했다. 결국 광주공항의 국제선만 무안공항으로 이전하고 국내선은 그대로 남게됐다. 두 공항은 모두 ‘반쪽짜리 공항’으로 운영돼온 셈이다.
무안공항이 있는 전남도는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전남도는 입장문을 통해 “지금은 무안국제공항이 서남권 대표 관문공항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광주시와 전남도가 조기 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할 시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