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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김새론… 연예인들 비극 반복

2년만에 복귀했지만 냉랭한 시선
“낙오자 버리는 오징어게임” 지적도
다시 기회주는 사회적 분위기 필요
배우 김새론씨의 빈소가 17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공동취재단

16일 사망한 배우 김새론씨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예인을 향한 도 넘은 악성 댓글(악플)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번 논란에 휩싸인 연예인은 바닥까지 끌어내리는 지나친 여론에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9살의 어린 나이에 영화 ‘여행자’로 데뷔해 ‘아저씨’(2010)를 통해 촉망받는 여배우로 떠올랐던 김씨의 발목을 잡은 건 2022년 5월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건이다. 김씨는 당시 캐스팅됐던 드라마 ‘트롤리’에서 하차하고 KBS에선 방송출연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후 3년에 걸쳐 자숙을 이어갔지만 여론은 냉랭했다. 사실상 배우 활동이 중단됐고 생활고에 시달렸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김씨는 연극 ‘동치미’를 통해 2년 만에 활동을 재개하려 했으나 복귀가 알려지자 다시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하루 만에 건강상 이유를 들어 하차했다. SNS에 올린 게시물마다 여지없이 악플이 달렸다. 2022년 12월 소속사와 계약이 끝나면서 악플에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가 됐다.

연예인들이 지나친 악플에 고통을 호소하는 일은 끊임없이 반복돼 왔다. 배우 이선균, 에프엑스 출신 설리, 카라의 구하라, 샤이니의 종현 등 많은 배우와 가수들이 생전 악플에 시달렸다. 최근 대형 연예기획사 중심으로 악플에 선처 없이 단호하게 대처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연예인들이 감당하기엔 벅차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특정 이슈에서 시작된 악플이 시간이 지나면서 무차별적이고 맹목적으로 확산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김씨의 사망 소식에 가수 미교는 SNS에 “사람 한 번 죽어 나가야 악플러들 손이 멈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나종호 예일대 교수는 SNS에서 “낙오된 사람을 버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듯 지나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흡사 거대한 오징어게임 같다”면서 “벼랑 끝에 내몰린 죽음이란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든다”고 지적했다.

대중에 노출되는 직업이기에 어떤 비난도 감내해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도 이 같은 비극을 불러온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17일 “선망의 대상인 연예인을 공격하면 악플을 단 사람은 쾌감을 느낀다”며 “화려해 보이는 연예인들이 외롭고 자존감이 낮아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그 점을 간과하고 ‘소영웅주의’에 빠져 연예인을 공격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예인이 저지른 잘못을 대중이 비판할 수 있지만 자숙의 시간을 갖거나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나서 적어도 한 번의 기회를 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면서 “한 번 삐끗하면 그걸로 끝이라는 ‘나락 문화’의 부작용이 크다”고 꼬집었다.

‘아저씨’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원빈은 이날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연신 눈물을 훔쳤다. 빈소엔 한소희, 악뮤의 이찬혁·이수현 등 동료들의 조문이 계속됐다. 배우 김옥빈, 방송인 박슬기 등은 SNS에 추모 글을 올렸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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