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2부장이 탄핵심판 1차 변론기일이 열리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헌법재판소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탄핵소추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의 탄핵심판에서 피청구인 당사자 신문을 하기로 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17일 이 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2부장의 첫 변론에서 “당사자 본인 신문에 대해 재판관 평의 결과 이렇게 조율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들을 탄핵소추한 국회 측은 지난달 22일 열린 3차 변론준비기일에서 이 검사장 등 피청구인에 대한 신문을 신청했다.
신문은 한 사람당 30분씩 진행되며 이 지검장에 대해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증언 내용을, 조 차장과 최 부장검사에 대해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수사와 기자회견 내용 등을 물을 예정이다. 당사자들을 상대로 신문하는 2차 변론기일은 오는 24일(오후 4시)이다. 헌재는 이날 신문 후 최종의견까지 듣고 변론 절차를 끝내기로 했다.
첫 변론에서 검사들은 ‘특혜 수사’는 없었다며 “검사 개인에 대한 공격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국회 측은 이들이 “사실상 수사 직무를 유기했다”고 맞섰다.
해당 검사들은 지난해 10월17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사건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이 앞서 기소한 9명의 주가조작 피의자들은 모두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부실 수사’ 의혹이 일었고 민주당은 이들이 김 여사에 대해 미흡한 수사를 벌였을 뿐만 아니라 국회와 기자회견 등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전달했다며 탄핵소추안을 상정해 가결했다.
국회 측 대리인 노희범 변호사는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 한 주된 이유는 주가조작 일당에게 계좌를 이용 당한 피해자에 불과했다는 것이었다”며 “압수수색이나 대질조사를 해야 하는데도 사실상 수사를 유기했고, 다수의 유죄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기소 결정해 수사 과정에 위법이 있었다”고 말했다.
검사 측은 “수사기관 재량”이라고 반박했다. 이 지검장 측 대리인 이완수 변호사는 “영부인은 법률에 따라 대통령에 준하는 경호를 받고, 검찰이 그 권한을 수사를 위해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과정을 언급하며 “김 여사가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강제 조사를 했어야 한다지만 체포영장을 받을 정도의 혐의가 없었고, 받더라도 체포·구금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이번에 명확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 여사 불기소 처분에 대한 불복 절차가 있는데도 검사들을 탄핵소추한 것은 “검사 개인에 대한 공격”이라고도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고발이나 항고로 (쟁점을) 다투고 있는데도 국회는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며 “사건에 불복하고 재심사하는 기존 사법 절차를 이탈해 직접 공무원 개인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김 여사 사건은 고발인인 최강욱 전 의원의 항고로 서울고검이 재검토 중이다. 이 변호사는 “다른 탄핵심판은 계엄과 조금이라도 관련있는데 이 사건은 아무 상관 없다”며 “이 사건이야말로 헌재에 계속된 모든 탄핵 사건 중 소추권 남용이 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