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세계 각국 돌며 ‘인권’ 외쳐
이제 위안부 생존자는 7명
한 시민이 17일 인천 연수구 인천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의 빈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가 지난 16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여성가족부와 정의기억연대는 길 할머니가 전날 별세했다고 17일 알렸다. 길 할머니는 1928년 평북 희천에서 태어나 평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길 할머니는 열세 살 때이던 1940년 “만주에 가면 공장에 취직해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중국 만주의 위안소에 끌려가 고초를 겪었다. 1년 뒤 성병에 걸려 귀국했으나 가난한 집안 살림을 도우려 1942년 중국에 갔다가 허베이성 위안소에 다시 동원됐다.

길 할머니는 18세 때 해방을 맞이했다. 1946년 인천항을 통해 귀국한 뒤 고향으로 가기 위해 충남 천안 등에서 돈을 벌었으나 분단으로 인해 귀향하지 못했다.

길 할머니는 1998년 10월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했다. 이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 진상을 국내외에 알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는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2003년부터 2020년까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 거주하며 매주 수요시위에 참여했다. 유엔 인권이사회와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해 피해를 증언했다.

길 할머니는 호주, 캐나다, 미국, 프랑스 등 세계 각지를 돌며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을 위한 활동을 했다. 2012년 김복동 할머니,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함께 ‘나비기금’을 만들었다. 2017년 독일에서 성폭력 피해자들과 만나 “내가 겪은 아픔은 마음으로 참되, 많은 사람이 이 문제를 알고 해결을 위해 함께할 수 있도록 계속 알리고 싸워야 한다. 우리의 후손들은 나 같은 피해를 당해서는 안 된다. 힘들지만 함께하자”고 말했다. 그해 평화와 통일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국내 여성활동가를 발굴·지원하기 위해 ‘길원옥여성평화상’을 만들었다.

길 할머니의 별세로 여가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생존자는 7명 남았다. 생존자 평균 연령은 95.7세로 96세 이상이 5명, 90~95세가 2명이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또 한 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떠나보내게 되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생전에 많은 풍파를 겪은 만큼 평안을 찾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801 “52시간제 해결돼 美·中 이기고 싶다”…반도체업계, 與에 호소 랭크뉴스 2025.02.19
44800 이재명 ‘선거법 위반’ 공소장 변경…1주일 뒤 2심 결심 랭크뉴스 2025.02.19
44799 이재명 “민주당 중도보수” 후폭풍…“정략적 우클릭 매우 우려” 랭크뉴스 2025.02.19
44798 이물 혼입방지 가이드라인 배포한 식약처…마라탕·치킨·제과점 콕 집은 이유 랭크뉴스 2025.02.19
44797 홍준표 “당장 내일 대선해도 준비돼 있다…명태균에 속은 아들은 효자” 랭크뉴스 2025.02.19
44796 '소득세 60조 돌파'에 이재명 "초부자들은 감세, 월급쟁이는 증세" 랭크뉴스 2025.02.19
44795 이재명 선거법 2심, 26일 심리 종결…이르면 3월말 선고 가능성(종합) 랭크뉴스 2025.02.19
44794 [단독] ‘문제없다’ 말렸지만 “선관위 위치나 확인해”…계엄 직전 수십 차례 위치 검색 랭크뉴스 2025.02.19
44793 "한국 가고싶다"는 북한군 포로…정부 "전원 수용, 北송환 안돼" 랭크뉴스 2025.02.19
44792 파면 갈림길 윤석열···석동현 “헌재 판결에 승복할 것” 랭크뉴스 2025.02.19
44791 "'95년생' AI 천재 뤄푸리, 결국 딥시크 떠났다"…샤오미행 가능성도 랭크뉴스 2025.02.19
44790 '연예인 열애설' 예로 들었다…이재명 공소장 대폭 변경한 檢 랭크뉴스 2025.02.19
44789 우원식 "대선 생각 없다‥국회의장 소임 임기 끝까지 수행" 랭크뉴스 2025.02.19
44788 김재규는 왜 유신의 심장을 쐈나... '박정희 암살' 김재규 재심 개시 랭크뉴스 2025.02.19
44787 ‘노인과 바다’만 남았다더니 진짜였나…초등학교 입학생 ‘뚝’ 떨어졌다는 부산 랭크뉴스 2025.02.19
44786 ‘지방 미분양’ 품는 LH, 연내 3000가구 사들인다 랭크뉴스 2025.02.19
44785 ‘그록3 vs 딥시크 vs 챗GPT’…승자는? 랭크뉴스 2025.02.19
44784 귀순의사 밝혀도 강제북송 면죄부?…위험한 선례 남겼다 랭크뉴스 2025.02.19
44783 탄핵심판 첫날 최후변론까지 마친 한덕수... 尹보다 빠른 선고? 랭크뉴스 2025.02.19
44782 野 '헌법재판관 임기 연장' 발의…與 "문형배·이미선 연장법" 랭크뉴스 2025.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