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비상계엄 당일 밤 윤 대통령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었던 사실이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통화 시점은 밤 11시쯤인데,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싹 다 잡아들이란 전화지시를 받고, 이후 여 전 사령관과 통화해 체포명단을 받았다는 딱 중간 시점입니다.
윤 대통령이 체포명단과 관련해 여 전 사령관에게 지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동시에, 대통령의 뻔뻔한 거짓말이 또 하나 드러난 셈입니다.
김상훈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비상계엄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 밤 11시쯤 윤석열 대통령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2차례 전화를 건 사실을 검찰이 확인했습니다.
앞서 여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은 인정한 바 있지만, 구체적인 통화 시간과 횟수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통화 시점을 주목할 만합니다.
윤 대통령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에게 전화해 "싹 다 잡아들여, 대공수사권 줄테니 방첩사를 도와 지원해"라고 지시한 시각은 오후 10시 53분입니다.
이후 구체적인 지원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홍 전 차장이 여 전 사령관에게 전화한 건 오후 11시 6분입니다.
홍 전 차장은 이때 체포 대상자 10여 명을 전달받았다고 했습니다.
[김현권/국회 측 변호사 - 홍장원/전 국정원 1차장 (지난 4일)]
"<(여 전 사령관이) '선배님 이걸 도와주세요. 저희 체포조가 나가 있는데 소재 파악이 안 돼요. 명단 불러 드릴게요'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했죠?> 네."
홍 전 차장이 '10여 명에 대한 체포 지시'로 명확하게 인식하게 된 두 전화 통화 사이에, 윤 대통령과 여 전 사령관의 통화도 두 차례 있었다는 겁니다.
윤 대통령이 여 전 사령관과의 통화에서 명단 재확인 등 체포와 관련한 지시를 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윤 대통령은 앞서 헌재에 나와 홍 전 차장에게 계엄 사무를 지시한 바 없다는 취지로 말하다 여 전 사령관과 관련 전화를 한다는 건 비상식적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 4일)]
"제가 여인형 사령관한테 '내가 조금 전에 1차장하고 통화했으니 애로사항 있으면 1차장한테 연락하라'고 제가 전화를 했어야 됐는데, 대통령이 방첩사령관한테 그런 전화한다는 것 자체도 굉장히 비상식적인 얘기입니다."
윤 대통령 측은 "여 전 사령관과 통화한 사실이 없다"며 "완전히 허구"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편집 : 안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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