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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직업보건학자인 캐런 메싱 퀘벡대학 명예교수(오른쪽)와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김승섭 교수가 2018년 11월2일 서울 종로구의 카페 에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동일한 산업군 내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더라도 남녀에 따라 노출되는 위험 요인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업장 내 유해 요인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있어 성별을 고려해서, 여성의 안전보건상 유해·위험 요인에 제대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캐런 메싱 캐나다 퀘백대학 명예교수와 김승섭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지난 13일 국제 학술지 ‘일, 환경과 건강 스칸디나비안 저널’에 ‘같은 직업 내 직업적 위험 노출에 대한 성별 간 차이’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캐런 교수는 <보이지 않는 고통> <일그러진 몸> 등을 쓴 여성 노동자 건강 연구 권위자다.

연구팀은 2020년 제6차 근로환경조사를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산업군과 직업이 일치하는 남녀 노동자를 연결 비교해 직업적 유해·위험 요인에 따른 유병률을 비교했다. 이때 나이, 교육 수준, 고용 상태, 회사 규모 등도 고려해 가장 비슷한 두 남녀 노동자를 연결했다. 정규직 임금 노동자와 주당 40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 총 2만2511명과 그중 403개 직종의 남녀 노동자 각 3918명(총 7836명)을 분석 대상으로 했다. 신체적(진동·소음 등), 화학적(화학 제품·물질 취급 등), 생물학적(감염성 물질 노출), 근골격계적, 심리사회적 위험(성난 고객 대응 경험 등) 총 18가지 직업적 유해·위험 요인 관련 응답이 활용됐다.

전체 표본 분석 결과, 남성은 신체적·화학적·생물학적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여성은 심리사회적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더 높았다. 근골격계 위험과 관련해서 남성은 무거운 짐 들기와 서 있는 자세에, 여성은 반복적인 손 움직임과 앉아 있는 자세에 노출될 확률이 높았다.

산업군과 직업이 같은 남녀 표본을 분석했을 때도 근골격계 위험 요인 중 서 있는 자세나 반복적인 손 움직임의 경우, 성별간 격차가 더욱 커졌다.

연구팀은 같은 직업이더라도 할당된 업무가 성별 간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공장에서 여성 제조업 노동자가 제품 포장과 같은 저강도 고반복 작업에 투입된다면, 남성은 상자 적재와 같은 고강도 저반복 작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동일한 업무를 하더라도 남성과 여성 노동자는 신체적·생리적 차이로 인해 작업 환경에 대한 직업적 위험 노출 수준을 다르게 경험할 수 있다고 봤다. 연구팀은 같은 식당의 서빙 직원이더라도 여성 노동자의 속도는 남성보다 83% 더 빨랐고 여성 노동자가 하루 3배 더 많이 걸었다는 기존 연구를 예시로 들며, 팔다리 길이라는 신체적 차이가 성별간 노출 수준을 다르게 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해당 연구와 관련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여성 노동자 등 취약 계층 노동자를 연구하다 보면, ‘이들도 주류 노동자들과 동등하게 일할 수 있다’는 주장만으로는 그들의 안전과 건강을 효과적으로 증진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신체적, 문화적 차이를 명확하게 하면서도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지 않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담]"현장의 삶을 봐야" 여성의 일터로 걸어들어간 과학자, 캐런 메싱·김승섭캐런 메싱(75)은 ‘보이지 않는 고통’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일터로 걸어들어간 과학자다. 분자유전학자인 그는 캐나다 퀘백대학교에서 생물학 교수로 일하던 1978년 방사선에 노출된 제련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을 조사하게 되면서 직업보건·작업환경 연구에 입문했다. 의자에 앉는 것이 허락되지 않아서 하루종일 서 있는 판매직원들, 구부정한 자세로 반복작업을 계...https://www.khan.co.kr/article/201811071520001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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