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명품 판매 사실상 내리막길
초고가 하이엔드 주얼리만 찾아···
초고가 하이엔드 주얼리만 찾아···
서울 시내의 샤넬 매장 앞. 연합뉴스
[서울경제]
대표적인 해외 명품 브랜드 샤넬의 지난해 국내 매출이 전년 대비 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1년 국내 법인을 설립하며 공식 진출한 샤넬의 매출이 역성장한 것은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2020년이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사실상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한 셈이다.
16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샤넬은 지난해 면세점을 제외한 국내 유통 채널 매출액 983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조 194억 원) 대비 363억 원(4%) 감소한 수치다. 샤넬은 주요 판매처인 신세계백화점 등 국내 백화점 4사에서의 매출이 모두 3~9%가량 빠졌다.
샤넬은 2020년 팬데믹으로 매출이 급감했다가 2021년부터 보복소비에 힘입어 고성장을 해왔지만 지난해 경기 침체로 주 소비층이던 2030세대의 수요가 꺾이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디올 역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 감소했으며 구찌는 무려 2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루이비통은 1.8% 소폭 증가했다. 이 영향으로 국내 진출한 명품 패션 브랜드 17곳의 지난해 매출은 6조 48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 줄었다.
반면 명품 패션 브랜드 중에서도 초고가 정책으로 유명한 에르메스는 지난해 19% 성장하면서 8203억 원의 매출을 올려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액세서리 하나에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까르띠에 등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 8곳의 매출도 1조 78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 급성장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로 명품 브랜드를 사던 2030세대 소비자들이 모두 빠져나가면서 샤넬, 디올 등 상대적으로 대중성이 높은 럭셔리 브랜드의 소비가 줄기 시작했다”면서 “반면 명품 구매력이 높은 자산가일수록 럭셔리 브랜드의 가격 인상 정책을 반기면서 하이엔드 주얼리 등 초고가 제품을 구매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