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미국 방문 사실을 본인 SNS에 공유한 가수 이승환. 이승환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가수 이승환이 결혼식 참석차 최근 미국을 방문한 사실을 전하며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의해 입국을 거부당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사람을 CIA에 신고하면 미국 입국이 거부된다는 근거 없는 소문을 일축한 것이다.

이승환은 16일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조카의 결혼식이 있어 미국에 왔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12·3 불법계엄 이후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은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 참여하거나 후원한 연예인들을 CIA에 신고하며 대외 활동을 압박해 왔다. 이승환은 불법 계엄 직후 공연 등을 통해 수차례 윤 대통령을 비판해 온 연예인 중 한 명이다.

'CIA 신고설'은 그룹 자우림의 미국 공연이 연기되면서 주목받았다. 자우림은 당초 다음 달 22일 미국 뉴욕에서 콘서트를 개최하기로 했는데, 일정이 돌연 연기됐다. 그러자 보수 지지자 사이에선 "CIA에 신고당한 결과"라는 억측이 나왔다.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SNS에 윤 대통령 탄핵 집회에 참석한 인증샷을 올렸다. 자우림 소속사가 "공연 연기는 CIA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앞서 정부도 CIA 신고와 미국 입국 허가 여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탄핵 집회에 참석한다고 해서 미국 전자여행허가제(ESTA)의 (비자) 발급이 안 나오느냐"는 질의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국일보

장재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