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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주도 종전 협상에 ‘유럽 패싱’ 우려
유럽 정상들 모여 평화유지군 파견 논의할 듯
“우크라 안전 보장은 유럽 대륙 안보에 도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해온 영국이 종전 협상이 체결되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를 위해 영국군을 파견해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에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종전 협상이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이뤄지자 유럽이 분주히 존재감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키어 영국 스타머 총리는 16일 텔레그래프에 글을 기고해 “우크라이나의 지속적 평화를 확보하는 것은 앞으로 러시아의 추가 침략을 막기 위해 필수적”이라며 “필요하다면 영국이 군대를 우크라이나에 배치해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에 기여할 준비가 됐다”고 적었다. 그는 “나는 영국군이 해를 입을 수 있는 결정에 대해 가볍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며 “이번 발언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이 2030년까지 연간 30억 파운드를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파견될 영국군은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영토와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 사이의 국경을 따라 배치될 수 있고, 다른 유럽국 군대들과 함께 배치될 수도 있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스타머 총리는 이달 말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스타머 총리는 이번 종전 협상 과정에서 자신이 미국과 유럽을 잇는 다리로 고유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스타머 총리는 “전쟁 종식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재공격하기 전 일시적 전투 중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은 유럽 대륙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긴급 유럽 정상회담 직전에 나온 것이라 의미 깊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파리에서 긴급히 유럽 지도자 간의 회담을 개최해 종전 협상에서 유럽의 역할을 모으고자 했다. 미국이 러시아와 종전 회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논의에서 배제된다는 우려가 커지자 유럽 정상들도 황급히 움직인 것이다. 스타머 총리는 이 회담에서 다른 유럽 정상들도 평화유지군 파견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스타머 총리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 유럽연합 상임위원회 등과 구체적 안을 더 논의할 계획이다. 일부 추정치로는 약 10만명의 군인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3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그동안 영국 정상은 영국군 파병을 공개적으로 고려한 적이 없다. 이번 발언은 영국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자국 군대 파견을 처음 공식화한 것이다. 이번 발표로 영국은 국방비 지출 증액 규모와 속도에 대해 국내 논쟁이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폭스 뉴스에 나와 이날 밤 사우디아라비아로 출발할 것이라 종전 협상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 협상 테이블에 초대받지 못했고, 스타머 총리는 이번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스타머 총리는 텔레그래프에 “우크라이나는 이 협상에서 반드시 협상 테이블에 있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가 없는 협상은 우크라이나가 진정한 국가가 아니라는 푸틴의 입장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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