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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괄공제는 5억서 8억원으로 상향
조기 대선 앞두고 개편 추진 공식화
정치권, 세수 약화 뒷전…감세 경쟁


전문가 “6.3%만 상속세 납부…‘중산층 세금’ 잘못된 해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상속세 개편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로 무산됐던 상속세 완화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여당이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등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민주당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우클릭 행보’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연이은 감세 ‘경쟁’으로 세수 기반이 허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상속세 때문에 집 팔고 떠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상속세 완화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은 임광현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속세 일괄공제액을 현행 5억원에서 8억원으로, 배우자 공제액을 현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각각 올리는 안을 들고나왔다. 이렇게 되면 18억원 아파트까지는 부부 중 한 명이 사망했을 때 상속인이 되는 배우자에게 상속세가 한 푼도 부과되지 않는다. 이 대표가 외연 확장을 위해 중산층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난 수십년 동안 대부분의 중산층이나 서민들은 상속세 부담이 없었는데, 시간이 많이 경과하다 보니 부동산 가치 상승 등을 통해 1주택이어도 상당한 평가금액이 나온다”면서 “10억원 정도의 공제액 가지고는 상속세 부담을 피할 수 없다”며 상속세법 개정을 공식화했다.



사실 상속세 공제 확대는 여야 모두 필요성을 인정해 의견차가 크지 않다. 현 공제금액은 1996년 개편 후 지금까지 변동이 없었다. 물가상승률을 단순 적용하면 공제금액은 1.5배 이상 늘어나야 한다. 서울의 경우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탓에 피상속인 수 대비 과세 대상자 비중이 2010년 2.9%에서 2023년 15.0%로 증가했다.

문제는 ‘중산층’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다. 통계청의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10억원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한 가구는 10.9%에 그쳤다. 1월 서울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서울부동산정보광장 기준)은 9억9518만원으로 10억원 아래에 위치해 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상속세를 내는 비율이 6.3% 수준밖에 안 되고, 그중에서도 상위 6%가 전체 상속세의 절반을 낸다”며 “극소수만 내는 상속세가 ‘중산층 세금’이라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지난해 상속세 최고세율을 현행 50%에서 40%로 낮추고, 가업상속공제액 최대 한도를 현행 600억원에서 1200억원까지 확대하는 세법 개정안을 내놨지만 계엄 사태로 국회에서 논의되지 못했다.

정부·여당 주장대로 상속세 최고세율까지 낮추면 세수 기반이 더 약화될 수 있다. 최고세율 인하가 실현될 경우 세수가 연간 1조8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가업상속공제의 경우 2023년 기준 기업들이 8000억원 감면을 받았는데 공제 확대 시 감면 폭도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상속세 부과 기준을 피상속인에서 상속인으로 바꾸는 내용의 유산취득세가 적용되면 감세 폭은 더 커진다.

윤석열 정부의 잇단 감세 정책으로 조세 기반은 이미 허약해진 상황이다. 정부의 2025년도 조세지출예산서를 보면 올해 국세 감면액은 78조원 수준이다. 국세 감면은 정부가 비과세·감면 등을 통해 국세를 깎아준 것을 말한다. 김현동 배재대 경영학과 교수는 “상속세 감세 시 세수 기반이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상쇄할 방안도 같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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