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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 80주기 기리는 책 출간
윤동주가 사랑했던 공간과 작품 연결
시 백편 통해 내면의 변화 조망하는 책도
“20대 청년의 순수함과 연약함, 쉬운 언어” 인기
1942년 8월 4일, 윤동주 시인(오른쪽 위)이 송몽규(가운데) 등 친구들과 찍은 사진. 윤인석(유족 대표) 제공


윤동주 시인은 왜 1년 넘는 시간 동안 시를 쓰지 않았을까. 창작이 멈춘 그 시기, 그는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길을 걸었을까. 기성 문단의 문예지에 단 한 번도 작품을 발표한 적이 없던 그가 지금까지 저항 시인으로 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는 윤동주(1917~1945) 시인 서거 80주기가 되는 해이다. 기일인 16일을 전후해 그의 시와 생애를 새롭게 조명하는 책들이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출간된 <윤동주-문학지도, 걸어가야겠다>(아르테)는 윤동주 시인의 삶과 문학을 공간의 관점에서 탐구한 책이다. 윤동주를 주제로 여러 권의 저서를 낸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가 쓴 책으로 이번 책에서는 시인이 살아가며 사랑했던 공간들과 그가 꿈꾸던 유토피아적 장소를 작품과 연결해 분석했다. ‘사랑의 전당’ ‘사랑스러운 추억’ ‘별 헤는 밤’ 등의 시를 공간적 요소와 함께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1939년 9월부터 1940년 12월까지 윤동주 시인이 창작활동을 멈춘 ‘침묵기’ 동안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최초의 연구 결과가 담겨 있다. 책을 편집한 이영애 편집자는 “이 책은 윤동주 시인이 실제로 거주했던 장소와 영감을 받은 공간들을 자세한 지도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편집자는 “저자는 ‘침묵기’ 동안 윤동주 시인이 이화여전 학생교회에서 영어 성경을 공부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사진을 확보해 책에 수록했다”며 “윤동주의 시에 등장하는 ‘순이’가 당시 성경 모임에서 함께 공부했던 두 명의 여학생 중 한 명을 가리킬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도 제시한다”라고 설명했다.

<동주 시, 백 편>(태학사)은 윤동주의 시 100편을 창작 순서대로 배열하여 그의 내면과 시대적 고민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조망하는 책이다. 모든 시를 현대어 정본으로 수록하고, 매 편마다 시 감상 및 이해를 위한 ‘어휘 풀이’와 ‘해설’을 수록했다. 책은 ‘성장기’(1934~1937), ‘연희전문학교 입학기’(1938~1939), ‘번민과 갈등의 시기’(1940~1942)로 구성됐는데, 저자 이숭원 문학평론가(서울대 명예교수)는 창작 순으로 그의 시를 읽어야 윤동주 내면의 성장과 변화를 잘 감지할 수 있다고 전한다.

윤동주는 흔히 ‘저항 시인’으로 불리지만, 1945년 2월 16일 새벽 후쿠오카 감옥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기성 문단의 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한 적이 없었다. 저자는 그의 시가 저항의 의미로 평가받는 이유 또한 창작 순서에 따라 작품을 읽었을 때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전한다. 그 궤적에는 한 개인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 역사와 민족의 문제를 깊이 고민하며 내면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윤동주는 사후 8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중들에게 깊은 사랑을 받으며 한국 문학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꾸준히 판매되는 스테디셀러다. 김현정 교보문고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대리는 “그와 같이 활동했던 시기의 시인들과 견주어보았을 때 그의 인기는 이례적이다”라며 “나아가 오늘날까지의 모든 시인들을 총망라해도 독보적일 만큼 꾸준한 사랑을 받는 시인”이라고 말했다. 조윤형 태학사 주간은 윤동주 시인의 시가 지금도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 “그의 시는 당시 다른 시인들의 작품에 비해 비교적 쉬운 언어로 쓰여 독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라며 “당시 유행한 사조를 따라 쓴 시가 아닌, 20대 청년 시인의 순수함과 연약함이 그의 시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오랫동안 사랑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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