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제일 왼쪽),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고위급 대표단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관계자들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에프페 통신은 15일(현지시각)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마이크 월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협상대표 등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시엔엔(CNN)은 “회담은 며칠 내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이클 맥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도 이날 뮌헨안보회의에서 “루비오, 월츠, 위트코프가 사우디로 파견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관계자들과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러시아 쪽 참석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시엔엔은 “러시아는 이번 협상을 위해 고위급 협상팀을 구성 중이며, 이 팀에는 정치·정보·경제 분야의 핵심 인사들이 포함될 것”이라며 “최근 미·러 포로 교환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최고경영자(CEO)도 협상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주 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푸틴 대통령과 직접 만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중동 순방 일정에 따라 이미 이스라엘을 방문 중이며, 사우디 방문도 계획되어 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미 국무부는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 간 여러 양자 현안에서 협력할 가능성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라브로프와 루비오의 대화를 “우크라이나 상황 해결을 포함한 주요 국제 현안과 중동 위기 해결을 위한 상호 협력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루비오 장관의 통화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러시아-우크라이나 특사인 키스 켈로그는 뮌헨안보회의(MSC) 패널 토론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가 양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양보는 주로 영토 문제와 무력 사용 포기 가능성을 포함할 것”이라며 “(미국은 푸틴이) 불편해할 조치를 취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켈로그는 러시아가 최근 수년 사이 구축한 이란, 북한, 중국과의 동맹을 흔들어 이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산유국’ 경제다. 전쟁 자금의 70%가 석유 및 가스에서 나오고 있다”며 “(보다 강력한 제재를 통해) 경제적 기반을 붕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켈로그는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을 위한 협상 테이블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물론 협상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