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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에 솟구친 연기 보자마자 화재 직감한 주인공


멀리서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자 여기 이 남성이 맨몸으로 달려나갑니다. 잠시 후 또 다른 남성는 소화기를 챙겨 들고는 화재 현장으로 내달립니다.



시커먼 연기를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달린 이 남자


지난 1월 18일 오전 9시. 휴일 고향 마을에 온 주성덕씨는 어디선가 매캐한 냄새가 난다는 생각에 앞마당으로 나왔습니다.



역시나, 저 앞 200m 거리에 연기가 시커멓게 솟는 게 보였죠. 근데, 저 연기는 시골 마을에서 쓰레기를 태울 때 나는 그런 연기처럼은 보이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화재 같았습니다.



불이 났다는 직감이 든 성덕씨는 맨몸으로 무작정 연기가 나는 곳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거대한 화염이 농기계를 보관하는 비닐하우스를 집어삼키며 맹렬하게 번지고 있었습니다. 진짜 불이 났던 겁니다.



이미 비닐하우스는 손 쓸 수 없을만큼 타고 있었는데,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옆에 이렇게 큰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건물이 있다는 거였습니다.



샌드위치 패널은 대표적인 가연물질이어서 한번 불이 옮겨붙으면 걷잡을 수 없습니다. 화재 신고는 했지만, 여기서 119센터까지는 20㎞. 25분에서 30분쯤 소요되는 거리입니다.



마냥 기다릴 수 없었던 성덕씨. 양손에 양동이를 들고 농수로로 달렸습니다. 그러고는 물을 가득 길어와 샌드위치 패널 건물 외벽부터 뿌리기 시작했죠.



당황해 어쩔 줄 몰라하던 마을 주민들도 성덕씨의 행동을 보고 따라하기 시작했어요. 성덕씨의 진두지휘로 마을 주민들은 농수로와 현장을 오가며 사투를 벌였고, 대형화재로 번질 뻔한 아찔한 상황을 가까스로 모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비닐하우스의 불꽃이 바싹 마른 나무 쪽으로 튀기 시작했어요.



농수로 물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진 그때. 한 주민이 성덕씨의 집으로 달려가더니 소화기를 가져와 건넸고, 덕분에 나무 쪽으로 번지는 불길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잠시 후 밀양소방서 교동119안전센터 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고, 대원들은 20여분 만에 큰불을 잡는 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10여 분 뒤쯤, 작은 불씨까지 완전히 진압합니다.



이날 불은 비닐하우스 한 동을 모두 태워 잿더미로 만들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어요.



모두 비닐하우스를 포기하고 그 옆의 샌드위치 패널에 물을 부어 화재가 번지지 않도록 한 성덕씨의 빠른 대처 덕분이었습니다.



위기의 순간에 이런 현명한 결정을 내린 성덕씨. 사실 그는 양산소방서 소속의 31년차 베테랑 소방관입니다. 연기 냄새에 마당에 나와본 것도, 연기 모양으로 화재를 직감한 것도, 비닐하우스를 포기한 것도 베테랑 소방관의 촉이었던 겁니다.



무엇보다 샌드위치 패널을 지킨 건 마을 주민들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1년 농사의 결실이 그곳에 보관돼 있었거든요.



주성덕 양산소방서 소방행정과 예산장비계 소방경
“농작물을 수확해 저온 창고에 보관을 하게 돼 있어요. 이게 농민들한테는 큰 재산입니다. 그래서 보호를 해야 되겠구나 싶어서...복사 열기 때문에 이미 달궈져 있는 상태였거든요. 이 붙으면은 진화가 안 되기 때문에 건물 쪽으로 해가지고 물을 부었습니다. 저희도 주민이고, 한사람의 소방관이니까 의무인 것 같습니다”




건조한 날씨 탓에 인근에 있던 아궁이의 불씨가 되살아나면서 화재가 시작됐다고 하는데요, 마침 베테랑 소방관이 그곳에 있어 주민들이 1년 내내 고생해 수확한 전 재산을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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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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