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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스웨덴 외레브로에서 경찰들이 총격 사건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역대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최근 10명이 사망한 스웨덴에서 반(反)이민 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범행 동기가 이민자 혐오와 관련이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지난 4일(현지시간) 스웨덴 중부 도시 외레로브의 한 이민자 교육 시설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희생자 중엔 시리아에서 온 난민 등 이민자가 대부분이었다. 경찰은 용의자 리카드르 앤더슨(35)의 단독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이번 사건이 이민자들에 대한 혐오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스웨덴 TV4 방송에 공개된 사건 당시 학생이 촬영한 영상에선 총소리와 함께 누군가 "유럽을 떠나라"고 외치는 소리가 담겼다.

사건이 발생한 교육 시설 인근 학교에 다니는 쿠르드족 출신 이스마일 모라디(16)는 "이곳엔 스웨덴에 이민 온 사람들뿐이었고 스웨덴인은 별로 없었다. (용의자가) 특정 집단을 겨냥했다고 생각한다"고 BBC에 말했다. 시리아·팔레스타인계 이민자인 대학생 레함 아탈라도 "스웨덴어를 공부하던 사람들이 표적이 된 것은 내가 이 나라에서 계속 살 수 있을지, 아이를 가질 수 있을지, 미래에 의문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6일 스웨덴 총기 난사 사건으로 사망한 시리아계 이민자 유가족이 애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에서 최고 수준의 치안을 자랑했던 스웨덴은 최근 갱단 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스웨덴 정보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스웨덴에서 갱단에 소속돼 있거나 관련된 이들은 6만2000명에 달한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1인당 총기 범죄 비율도 가장 높다. 지난 2023년 한 해에만 총격 사건이 363건 발생했는데, 이는 스웨덴과 인접한 노르웨이·핀란드·덴마크를 합친 6건의 약 60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스웨덴에선 이민자와 범죄 증가의 관련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스웨덴은 2013년 EU 회원국 중 처음으로 시리아 난민들에게 영주권을 부여했는데, 현재 스웨덴엔 약 25만 명의 시리아계 이민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이민자가 많은 지역의 범죄율이 높고, 범죄자 중 이민자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갱단이 스웨덴에서 태어난 '이민 2세'들까지 범죄의 길로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주로 촉법소년인 미성년자를 노리는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민 가정의 아이들에게 접근해 마약 판매, 살인 등을 사주하는 경우가 많다. 스웨덴에선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11세 미만의 청소년 살인범을 "어린이 군인"이라고 부를 정도다.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은 현 상황을 내전에 비유하며 국경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 사이에선 "사회·경제적 불평등 심화와 빈곤 문제의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네 게렐 말뫼대 범죄학 교수는 "이민자들의 사회통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서 범죄 문제가 비롯됐다"며 "정부와 경찰, 정치인의 부족한 대응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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