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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민간인 비선'으로 불리며 비상계엄 전반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 있습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입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과 정보사 대령들은 노 전 사령관이 현역 군인들이 의구심을 드러낼 때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의 관계를 과시하며 임무 수행을 지시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습니다.

■ 노상원, 인원 선발 지시…"처음엔 무시했다"

이들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0월 현역 정보사 간부들에게 임무를 수행할 '인원 선발'을 지시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은 예비역인 노 전 사령관이 전화해 "장성을 포함한 북한 고위급의 대량 탈북 징후가 있다. 나중에 임무를 수행해야 할 수 있으니 일 잘할 수 있는 인원을 고민해 봐라. 극도로 민감한 사안이니까 보안 철저히 유지해라"라고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전역한 지 5년이 넘은 민간인인 노 전 사령관이 현직 정보사령관도 모르는 대북 정보를 이야기하며 별도 임무를 지시한 셈입니다.

문 전 사령관 역시 이를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이야기를 듣고 별달리 한 것이 없고 무시를 했었다", "뭉갰다"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노 전 사령관은 이후에도 전화를 걸어 진행 상황을 재차 물어왔다고 문 전 사령관은 밝혔습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달 10일 구속기소 됐다.

■ 노상원 "너 나 못 믿냐?"…10분 뒤 걸려 온 장관의 전화

상황이 바뀐 건 지난해 10월 14일부터였습니다.

문 전 사령관은 "아무래도 '왜 이런 일을 시키는지' 의구심이 있던 상황이었다"며 "제가 좀 소극적으로 퉁명스럽게 대응하다 보니 노 전 사령관이 제게 '너 나 못 믿냐'라고 했고 제가 '아닙니다'라고 말씀드렸다"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이어 "노 전 사령관이 '너 좀 있으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너한테 전화할 거야. 전화 받아봐'라고 했고, 10분 내로 장관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고 했습니다.

전화는 비화폰, 즉 보안 휴대전화를 통해 왔고, 3분 51초가량 이어졌습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이 전화에서 "노상원을 잘 도와주라"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받은 건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문 전 사령관이 의구심을 드러내자,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확인시키고 지시 이행을 촉구한 셈입니다.

문 전 사령관은 "군내에서 가장 선임자이신 장관님이 제게 말씀하신 사항을 따르지 않을 수는 없었다"며 "술기운에 하신 이야기도 아니고, 비화폰으로 전화하셔서 하는 말씀에 대해 의문을 표하거나 거스를 생각을 하기는 어렵다"고 진술했습니다.

"장관님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고 나서야 의구심을 내려놓고 (노 전 사령관의 요원 선발 명단 작성 지시를) 따르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2월 10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선거관리위원회 병력 파견 경위에 대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 '햄버거집 회동' 멤버에게도 친분 과시…"장관 지시로 생각했다"

계엄을 논의한 이른바 '햄버거집 회동'에 참석하고 요원 선발 임무를 담당했던 정보사 대령들도 노 전 사령관이 평소 김 전 장관과의 친분을 언급했다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김봉규 정보사 대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에게 계엄 이야기를 한쯤부터 "오늘도 용산에 다녀왔다", "만나서 얘기했다"는 등 김 전 장관과 소통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정성욱 정보사 대령은 " '본인이 장관과 잘 알고 있는 사이다'라는 말을 했다"며 "노 전 사령관이 장관을 알고 있다고 이야기해 노 전 사령관이 정리해달라고 하는 내용을 해줬다"고 진술했습니다.

결국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과 두 대령 모두 민간인인 노 전 사령관 지시를 따르게 된 건 김 전 장관 지시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진술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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