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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여성 A씨는 3대 독자였던 귀한 아들을 하늘로 먼저 떠나보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슬픔 속에서 폐인처럼 산 게 15년. 오랜 기간 고통받는 A씨를 보며, 그의 남편은 점점 비뚤어지기 시작했다. “너만 고통스럽냐, 나도 고통스러우니 작작 울어라”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결국 남편은 외도까지 했고, 상간녀를 집에 데려왔다. 아내 A씨를 보여주며 “나랑 같이 산 여자인데, 정신을 못 차려서 미친 여자”라고 손가락질했다. 옆에 아내가 있는데도 무시하고, 상간녀와 잠자리까지 했다. 게다가 이 모든 순간을 딸이 지켜봤다.

25년 넘게 부부·가족 상담을 해온 이호선(숭실사이버대 기독교상담복지학과) 교수가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JTBC ‘이혼숙려캠프’의 전속 상담가로도 활약하고 있는 이 교수는, 눈물이 쏙 빠질 만큼 냉철하고 따끔한 조언을 건네 ‘호랑이 상담가’로 불리죠. 위 사례는 이 교수가 만난 가장 아프고 답답한, 최악의 50대 부부 사례였습니다. 이 부부는 2년 반 동안 이 교수의 상담을 받았는데요. 결국 부부는 어떤 결말에 이르렀을까요?

‘이혼숙려캠프’에서 ‘폭군부부’ ‘알코올부부’ ‘바람부부’ 등 다양한 케이스를 맡아온 이 교수는 “최악으로 치닫는 부부에겐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살면 살수록 불행한 부부는 관계의 ‘나쁜 지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죠. 이 패턴을 알면 최악의 결말은 피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것은 무엇일까요?

또 최근 중·노년 부부가 이혼을 결심하고 이행하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하는데요. 이 교수는 “1~2년 새 외도가 급격히 많아진 게 체감된다”고 했습니다. 특히 여성의 외도가 늘었고, 중년의 불륜 패턴도 과거와 달라졌다고 합니다. 외도의 씨앗은 어떻게 심어질까요?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Q : 최근 상담 현장에서 특히 늘어난 부부 갈등의 유형은?

최근 가장 큰 이슈는 돈 문제다. 경기가 어려워졌고, 은퇴가 빨라진 측면도 있다. 여전히 (가정에서) 해야 할 역할은 많은데, 앞으로 살아가야 할 긴 세월 대비 가진 자산은 적으니까 갈등이 커지게 된다. 또 여성들이 사회활동을 많이 하면서 가정 내에서 파워도 커졌다. 권리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돈 문제를 같이 고민할 게 아니라, 각자 한번 살아보자’며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그리고 1~2년 사이에 많이 늘어난 것 중 하나가 외도다. 과거의 외도는 남성들의 전유물에 가까웠다. 최근에는 여성 외도가 어마어마하게 늘고 있다. 흔히 말하는 한 번의 ‘도덕적 실수’ 정도가 아니고 즐기는 형태도 많다.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특징인 동시에, 최근 이혼 트렌드의 새로운 변환점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Q : 중년 부부에게 특히 두드러지는 이혼 양상이 있나?

보통 결혼생활이 10년, 20년 때로는 30년 이렇게 세월이 묵어가다 보면 실제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참고 산다. 젊은 부부보다 훨씬 많이 참는다. 흥미로운 게 50세가 넘어간 부부들이 과거와는 다르게 굉장히 빠르게 이혼에 접근하고 있다. 예전에는 이혼하기까지 긴 숙고의 시간이 있었는데, 지금은 중년 부부도 이혼을 결정하기까지 호흡이 짧아졌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여러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이혼하고 있고, 이혼한 뒤에도 살 만해 보이고, 그리고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생이 굉장히 길기도 하다. 또 재산 분할을 하거나 새로운 직업을 가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다양한 변화들 때문에 참지 않고 바로 이혼을 이야기하거나 계획 이혼을 하는 경우도 많이 보인다. ‘큰아이가 대학 가면 이혼할 거야’ ‘막내가 결혼하면 할 거야’ 이런 식으로 계획을 짠다. ‘행복 플랜’을 짜는 것이 아니라 ‘이혼 플랜’을 짜고 내 계획을 성취하듯이 이혼하는 중년 부부들이 꽤 많아지고 있다.

이호선(숭실사이버대 기독교상담복지학과) 교수는 "최근 50대 이상 중년 부부의 이혼 양상이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Q : 교수님에게도 충격적이었던 사례가 있나?

6개월 전 상담한 사례인데, 이 사례는 얘기해도 좋다고 당사자에게 동의를 받았다. 23년을 함께 살며 아이를 셋 둔 50대 부부였다. 큰아들이 결혼을 빨리 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아들과 며느리가 아이를 돌보기 어렵다고 했다. 50대 부부는 시름이 컸다. 아내는 “손주를 볼 수 없다. 내 인생 살겠다”고 했고, 남편은 손주를 돌볼 마음은 있었지만 직장이 있었다. ‘손주를 보느냐 마느냐’로 갈등이 시작됐는데, 얘기를 하다 보니 과거 남편의 외도 사건까지 끌고 나오게 됐다. 현재의 문제가 과거에 물리고, 과거의 문제가 결혼 전 얘기로 물리면서 결국 3개월 만에 이혼했다.

이혼 후에 상담 받으러 왔다. 보통 조금은 후회하는데 두 사람 다 후회가 없었다. 이혼을 더 빨리 못한 것에 아쉬움을 느낄 뿐이었다. 각자 속내를 이야기하는데, “단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고 말하더라. 상담하다 보면 “그래도 아이를 낳았을 때 좋았어. 아이가 유치원에 갔을 때 이 순간 좋았어” 이런 말을 하는데 아니었다. 또 막내가 아직 고등학생인데 이 아이에 대한 의무감도 없어 보였다. 그저 내 인생을 가정과 배우자에게 갈아 넣었다는 생각이 컸다.

과거 중년 부부들이 이혼할 때에는, 피해 의식이 이렇게 지배적이지 않았다. 최근 상담하다 보면 ‘내 인생이 너무 피해를 받았다, 짓밟힌 채 살았다’ 이런 표현을 정말 많이 듣는다.

(계속)
최근 중년 이혼은 외도로 인한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요,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외로움'인데요. 중년이 되면 부부가 함께 있어도 할 말이 없는 시기가 옵니다.
그때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가는 코스가 있다고 합니다.
20세기엔 없었던 요즘 중년 외도의 특이한 양상, 최악의 관계로 치닫는 부부들의 특징 등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1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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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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