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만나 회동을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3일 통합적 가치에 공감대를 이뤘다. 동시에 개헌 필요성을 김 전 지사가 연이어 촉구하자 이 대표가 “내란에 집중할 때”라고 일축하는 등 이견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김 전 지사와 회동했다. 김 전 지사가 12·3 계엄 직후 공부 중이던 독일에서 급히 귀국해 지난해 12월 5일 이 대표를 찾아 인사한 지 두 달여 만이다.

김 전 지사는 이후 이 대표에게 “치욕스러워하며 당을 떠난 분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 메시지를 내왔다. 갈등이 부각되려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지난 7일 복당한 김 전 지사와 통화하면서 이날 만남이 성사됐다. 김 전 지사가 친문(親文) 적자로 평가받는 만큼, 이 대표가 지난달 3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주문한 당내 비판적 세력과의 포용을 수용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만나 회동을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 대표는 이날 김 전 지사를 국회 정문에서 맞이하며 악수 인사했다. 이 대표는 공개 발언에서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데, 민주당이 더 크고 넓은 길을 가야 할 것 같다”며 “내란 극복을 위해 헌정수호 대(大) 연대, 모든 세력이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을 죽이려 했던 세력과도 손을 잡고 첫 번째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며 “이번에 정권교체를 하지 못하면 모두가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는 극단과 배제의 논리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며 “팬덤 정치 폐해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 대표의 강성 팬덤인 '개딸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그는 스스로를 “31년째 민주당원”이라며 적통(嫡統)임도 강조했다.

80분간 이어진 비공개 독대에서 둘은 통합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다. 양측에 따르면 김 전 지사가 “당에서 마음에 상처 입은 분들을 보듬을 때가 됐다”고 하자, 이 대표는 “통 크게 통합해서 민주주의를 지키자”고 화답했다. 또 김 전 지사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 당원 토론 공간을 확대해 달라”고 제안한 데에, 이 대표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김태선 당 대표 수행 실장은 이같이 브리핑하며 “주요 정책에 대해서도 당내 의견 수렴을 거쳐,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해나가겠다고 (이 대표가) 말했다”고 전했다. 극단 지지층을 우려했던 김 전 지사가 “팬덤 정치의 원조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다만 개헌에 대해선 시각차가 여전했다. 김 전 지사가 국가 원수 조항, 비상계엄 조항 등을 먼저 바꾸는 ‘2단계 원포인트 개헌’을 지속해서 언급했으나, 이 대표는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고 일축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 측은 통화에서 “말이 좋아 원 포인트 개헌이지, 개헌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면 각양각색 논의가 나오고 이 자체에 블랙홀처럼 빨려들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개헌 사항이라 평가받는 ‘국민소환제’를 지난 10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제안했으나, 이 또한 법률로 먼저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만나 회동하며 악수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런 상황에서 야권 잠룡인 3김(김경수·김부겸·김동연)의 개헌 압박은 지속되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뿐만 아니라, 분권형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고 썼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 대통령 임기는 3년만 하자”며 ‘분권형 4년 중임제’를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날 만남을 시작으로 김 전 총리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도 만날 예정이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911 [속보] "미·러, '우크라 분쟁 종식' 고위 협상팀 신속 구성키로" new 랭크뉴스 2025.02.18
48910 ‘생후 10일 영아, 차 트렁크 방치 살해’ 혐의 친부 2심서 무죄 new 랭크뉴스 2025.02.18
48909 "용왕님이 점지한 듯"…제주서 183cm '전설의 심해어' 포획, 1시간 사투 벌였다 new 랭크뉴스 2025.02.18
48908 김부겸 "개혁의딸, 행태 고민해달라…'수박' 단어 쓰지말길" new 랭크뉴스 2025.02.18
48907 이기수 칼럼 : 이재명은 이재명과 싸워야 한다 new 랭크뉴스 2025.02.18
48906 "살해 교사, 범행 방법 사전 검색"‥"정신질환과 폭력성 구분해야" new 랭크뉴스 2025.02.18
48905 “파렴치범 변호” 尹 후회할 때…“가학적 수사” 한동훈의 등장 new 랭크뉴스 2025.02.18
48904 "여행 자주 가는데 폭발 일상이라니"…日 화산 '번쩍', 전문가들 반응 보니 new 랭크뉴스 2025.02.18
48903 '尹 수사 가능' 여부 법리 검토‥"'황제조사'는 없다" new 랭크뉴스 2025.02.18
48902 [이기수 칼럼] 이재명은 이재명과 싸워야 한다 new 랭크뉴스 2025.02.18
48901 '미묘한 입장차' 속 대면한 미국·러시아… 우크라도 '아군 확보' 외교전 new 랭크뉴스 2025.02.18
48900 ‘주 52시간 예외’는 꼬리인가 몸통인가… 반도체특별법 공전 new 랭크뉴스 2025.02.18
48899 [단독] "윤 대통령, '체포 명단'에 든 인물들 싫어한 이유 설명" new 랭크뉴스 2025.02.18
48898 광신적 美컴퓨터과학자 집단, 살인 사건 연루…우두머리 체포 new 랭크뉴스 2025.02.18
48897 [속보] 미국-러시아, 우크라 종전 협상 종료…"성공적 회담" new 랭크뉴스 2025.02.18
48896 콜포비아 겪는 Z세대… ‘전화 공포증 극복’ 수업까지 등장 new 랭크뉴스 2025.02.18
48895 '고위험 교사' 사전에 거른다…임용시험 교직적성 심층면접 강화(종합2보) 랭크뉴스 2025.02.18
48894 이재명 대장동 재판부 바뀐다…재판장 이동 신청·배석 교체 랭크뉴스 2025.02.18
48893 이재용 복귀 무산...삼성전자, 신임이사 3명 모두 '반도체 전문가' 랭크뉴스 2025.02.18
48892 마음 급한 오세훈·홍준표 '명태균 리스크' 암초... 특검에 검찰 수사까지 첩첩산중 랭크뉴스 2025.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