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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준비한 흉기, 시청각실서 대상 물색
폐쇄적인 범행 장소... 자해 시점도 단서
자해로 수술한 교사, 자가호흡 회복
지난 10일 자신이 다니는 대전 서구의 초등학교에서 여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양의 영정사진이 빈소에 놓여 있다. 대전=뉴스1


지난 10일 자신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교사에게 살해당한 김하늘(8)양의 시신에서 흉기를 막으려고 발버둥 친 흔적이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찰은 교사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 중이다.

13일 대전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시신 부검 결과 김양의 손과 팔에서는 교사 A(48)씨가 휘두른 흉기를 막으려다 생긴 여러 개의 방어흔이 확인됐다. 방어흔은 타인에게 공격받았을 때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과정에서 생기는 상처나 흔적이다. 상처 형태와 위치 등을 통해 당시 상황을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자료다.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계획범죄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학교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범행 당일 낮 12시 50분쯤 흉기를 구입하기 위해 무단 외출했다. 교무실에서 동료 교사에게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학교에서 2㎞ 거리의 주방용품점에서 흉기를 구입해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김양이 돌봄교실에서 나온 오후 4시 30분에서 5시 사이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A씨의 자해 시점도 계획범죄 여부를 가를 중요한 단서로 보고 있다. 범행 이후 교내 시청각실에서 A씨를 가장 먼저 발견한 김양의 할머니는 "처음에는 자해 흔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아이와 함께 죽을 생각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했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범행을 들키자 뒤늦게 자해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A씨가 잠겨 있던 시청각실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 기다리다가 범행을 저지른 점도 주목한다. 방음과 차단이 잘 되는 시청각실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고 실행에 옮겼다면 우발적 범죄와는 거리가 멀다.

전문가들도 계획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김하늘양 사건은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한 점 등을 볼 때 2023년 신림역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과 유사한 '계획적인 묻지마 범죄'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압수수색 자료 분석과 디지털포렌식, 관계자 조사 등 다각적 수사를 통해 사건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 중인 A씨는 자가호흡이 가능해져 착용하고 있던 인공호흡기를 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아직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해 사건 규명의 핵심 열쇠가 될 대면 조사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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