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고동진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내란수괴 윤석열을 위한 짱구 노릇을 해서 되겠냐”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국무위원 자격으로 참석한 최 대행을 앞에 두고 “(최 대행이) 학교 다닐 때 그렇게 공부를 잘했다더라”며 운을 뗐다. 이어 “(서울 용산구의) 오산고 천재라고 했고, 22살에 행정고시 합격해 지금까지 잘 나가고 있다”며 “학교 다닐 때 별명이 짱구 아니냐”고 물었고, 최 대행은 “네, 맞다”고 답했다.
그런 뒤 박 의원은 “천재 짱구가 대한민국을 위한 짱구 노릇을 해야지 내란수괴 윤석열을 위한 짱구 노릇을 해서 되겠냐”고 힐난했고, 최 대행은 “저는 국민의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이어 박 의원은 최 대행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를 문제삼았다. “최 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아니라 거부권 권한대행이다. 윤석열의 못된 것만 배워서 계승하고 있다”면서였다.
▶박 의원=“헌재에서 (마 후보를 임명해야 한다고) 인용 결정이 되면 임명할 것이냐.”
▶최 대행=“아직 결정이 안 나와서 예단해 말하기 어렵다.”
▶“그게 천재들이 하는 답변이냐? 그게 짱구들이 하는 곤조(근성)냐? 그러면 안 된다.”
그러자 이 때부터 여당 의원석에서 “치매라니까요, 치매!” 등 고성이 터져 나왔다. 야당에서도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치매라뇨?” 등의 반발이 쏟아졌다. 여야 의원들이 서로 “듣기 싫으면 나가!”, “네가 나가!” 같은 반말을 섞어가며 싸우자 결국 우원식 국회의장이 나섰다. 우 의장은 “국회의원 여러 차례 해봤는데 지금처럼 과한 적이 없다”며 “대선배에게 ‘치매’ 소리도 과하고, 여기서 서로 주고받는 소리도 너무 과하다”고 제지한 뒤에야 장내가 정리됐다.
여야는 이날 현 경제 상황을 놓고 ‘네 탓 공방’을 이어갔다.
민주당 의원들은 “경제 상황 악화는 계엄 때문”이라며 최 대행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결단을 촉구했다. 박홍근 의원은 “추경은 국회의장도, 여야도, 한국은행까지 다 동의했는데 속도를 내야 하지 않느냐”며 “기획재정부가 그런 것을 하라고 월급 받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최 대행은 “(추경을) 정부도 논의하자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국정 협의체에서 추경의 기본 원칙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최 대행과 우 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참석하는 국정협의체 첫 회의는 20일 열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를 겨냥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의 감액 예산안 일방 처리로) 혁신기술, R&D(연구·개발) 예산이 90% 삭감이 되더라”며 “한참 커가는 아이 밥그릇을 빼앗아 놓고 무럭무럭 자라라 덕담하면 이상하지 않느냐? 제비 다리 부러뜨리고 박씨 물어오라는 놀부 심보 아니냐”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는 부동산 불로소득 전액 환수와 국토보유세를 주장했는데, 정작 본인은 (경기 성남 분당구) 자택 재건축 로또를 맞았다”며 “요즘 들어 ‘성장, 성장’ 하시는데 성장한 건 개인 자산”이라고 꼬집었다. 또 “미국은 선거법 위반, 불법 송금 연루 혐의 등을 받는 이 대표를 ‘글로벌 빌런’으로 간주한다”는 주장도 했다.
경제성 논란이 일고 있는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구조 ‘대왕고래’ 사업과 관련한 대화도 오갔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이 ‘대왕고래 시추는 포기했느냐’고 묻자 “실패는 아니다. 1차 시추에서 로또 맞은 것과 같은 것은 찾지 못했지만 유망성 구조를 파악했을 때 석유 시스템이 양호하게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탐사 시추 작업을 지속해서 일관성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