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만나 회동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회동하고 비상계엄 사태 이후 당이 나아갈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 전 지사를 만나 "고생하시다가 당에 돌아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인사했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유죄 선고로 피선거권이 상실돼 민주당에서 자동으로 탈당 처리됐다가 최근 복당했다.
이 대표는 회동에서 "헌정수호 세력, 내란 극복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며 "'헌정수호 대연대'라면 (표현이) 이상할지 모르겠으나 국민께 희망을 드리고 대한민국이 다시 우뚝 서는 길에 김 전 지사와 함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지사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통 큰 통합'을 위해 당내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은 것을 언급하며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데 민주당이 더 크고 더 넓은 길을 가야 한다. 지사님 지적이 완벽히 옳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고 민주·헌정 질서를 바로잡는 것, 어지러운 국정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국민을 통합하는 게 시대적 과제"라며 "이를 이루려면 더 넓고 강력한 민주주의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을 죽이려 한 세력과도 손을 잡고 첫 번째 정권교체를 이뤘다"며 "힘을 합할 수 있는 모든 세력을 아울러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우리 당이 더 다양해져 다른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는 극단과 배제의 논리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며 "팬덤정치의 폐해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팬덤이 문제가 아니라 온라인 외에 당원들이 토론하고 참여할 공간이 많지 않은 당 시스템이 문제"라며 "온라인 중심의 소통 구조는 반드시 극단화로 가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당원이 진정한 민주당의 주인이 되도록 토론과 숙의가 가능한 다양한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며 "당의 정체성이나 노선을 바꾸는 것은 민주적 토론과 숙의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두 사람의 회동은 두 달여 만에 이뤄졌다. 김 전 지사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해 12월 5일 유학 중이던 독일에서 급거 귀국해 이 대표를 만난 바 있다. 이 대표는 김 전 지사에 이어 이달 내 문재인 정부 출신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과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