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아빠 “계획범행 강력 처벌을”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8살 여학생이 숨진 다음날인 11일 오후 학교 앞에 추모객이 꽃다발을 내려두고 있다. 김영원 기자 [email protected]
지난 1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손에 목숨을 잃은 김하늘(8)양의 아버지가 수사당국의 무신경한 대처에 울분을 쏟아내며 “철저히 수사해 강력한 처벌을 받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유족들 요구 뒤 경찰은 형사과장이 아닌 경찰서장을 수사팀장으로 하는 ‘전담수사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12일 오전 대전건양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하늘양의 아버지는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하며 철저한 수사와 피의자인 교사 ㄱ(48)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그는 “할머니가 처음 발견할 당시 시청각실 자재실은 잠기지 않았었고, 플래시를 켜고 ‘하늘이 어디 있느냐’고 묻자 ㄱ씨가 ‘여기 없어요’라고 답했는데, 경찰이 왔을 땐 자재실 문이 잠겨 있었다. 할머니에게 발견된 뒤 ㄱ씨가 문을 잠그고 자해를 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할머니가 하늘양을 발견하는 동안 경찰은 위치추적 신호에 따라 인근 아파트를 수색하고 있었던 점도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논란을 낳고 있다. 또 사건 당일 오전 대전서부교육지원청 장학사들이 이 학교를 방문했지만 ㄱ씨에 대한 대면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연가 등 ㄱ씨를 분리 조처’ 할 것을 권고했고, 학교 쪽은 ㄱ씨를 교무실 교감 옆자리에 앉히는 조처만 취했다.
하늘양 아버지는 경찰이 전날 브리핑 사실과 내용을 알려주지 않은 것과 경찰·검찰 수사 관계자 누구도 조문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서운함을 나타냈다. 그는 “아이를 해친 사람이 경찰에게 했다는 말도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게 됐다. 왜 우리가 모든 내용을 기사를 통해 접해야 하느냐”며 “사건과 관련 없는데도 어제 조문 온 경찰 3명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저를 끌어안고 펑펑 울다 갔다. 그런 분들도 있는데 담당하는 분들(경찰·검찰 관계자)은 어떻게 인사도 안 올 수 있냐”고 호소했다.
육종명 대전서부경찰서장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30분 뒤 하늘양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그는 “일정을 조율 중이었는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유족의 궁금증이 없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하늘양에 대한 부검과 ㄱ씨 주거지·차량에 대한 압수수색,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돌봄교사 등 학교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 등이 진행됐다. 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등이 하늘양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하늘양은 생전 아빠와 함께 대전하나시티즌 서포터스인 ‘유토피아’로 활동했다. 하늘양 발인은 14일 오전 9시3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