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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북한이 철거 중”
5차례 이산가족 상봉 열렸던 12층짜리 건물
전문가 “이산가족 상봉 개념 자체를 없앤다는 의미”
금강산관광지구와 갈마해안관광지구 연계 구상
북한, 2022년부터 금강산관광지구 시설 철거해
통일부가 지난 2019년 10월 29일 언론에 공개한 금강산관광지구 내 이산가족면회소. 연합뉴스


북한이 금강산관광지구 내 이산가족면회소를 철거하고 있다고 정부가 13일 밝혔다. 앞서 금강산관광지구 내 해금강호텔·소방서 등 남측 시설을 철거한 데 이어 ‘인도주의 교류’의 상징까지 철거에 들어갔다. 한 민족을 전제로 한 이산가족 상봉의 가능성을 없애는 동시에 북한이 자체적으로 구상한 관광산업 활성화에 나서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는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북한이 철거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남북이 합의해 설치한 이산가족면회소를 북한이 일방적으로 철거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철거행위를 즉각중단 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구 대변인은 이어 “이산가족면회소 철거는 이산가족의 염원을 짓밟는 반인도주의적인 행위”라며 “우리 국유 재산에 대한 중대한 침해 행위”라고 밝혔다. 구 대변인은 “북한의 일방적 철거행위는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번 사태로 인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당국이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산가족면회소는 남북 인도주의 교류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2009년 9월, 2010년 10~11월, 2014년 2월, 2015년 10월, 2018년 8월 등 제 17~21차 이산가족상봉이 이 곳에서 이뤄졌다. 금강산관광지구인 강원 고성군 오정리 조포마을에 위치한 이산가족면회소는 대지 5만㎡, 건물 연면적 2만㎡ 규모다. 지하 1층부터 지상 12층으로 이뤄졌다. 2002년 제4차 남북적십자회담 합의에 따라 건설이 추진돼, 2008년 7월 공사비 550억원을 들여 완공됐다.

이산가족면회소 철거는 남북 단절 조치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3년 12월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했다. 이어 지난해 경의선·동해선 도로와 철도를 폭파하는 등 남북 단절 조치를 실행했다. 북한 ‘애국가’의 가사에서도 한반도를 의미하는 ‘삼천리’라는 단어를 없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이산가족’이라는 표현은 하나의 ‘민족’을 전제로 두는데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하면서 북한은 ‘김일성 민족’이고, 남한은 ‘대한민국 족속’이라고 구분했다”며 “앞으로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개념조차 없애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북한은 금강산관광지구와 원산시 갈마해안관광지구와 연계한 관광산업을 준비하고 있다. 갈마해안관광지구는 내년 6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딸 주애와 갈마해안관광지구를 방문해 “금강산관광지구와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연결하는 관광문화지구를 잘 꾸리라”고 지시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구상한 관광산업을 완성시키기 위해 선대가 이뤄놓은 남북협력의 흔적을 없앤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그간 금강산관광지구 내 시설들을 철거해왔다. 김 위원장은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협상이 결렬된 후 그해 10월 금강산을 시찰하면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2020년 1월 코로나19를 이유로 철거 일정을 당분간 연기하겠다고 남측에 통보했다.

북한은 2022년부터 남측 기업 소유인 해금강호텔, 금강산 골프장 숙소, 온정각, 구룡빌리지, 금강펜션타운, 고성항 횟집, 온천시설 등을 해체했다. 또 지난해 4월 말에는 정부 자산인 소방서를 철거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아난티 골프장 클럽하우스 건물을 철거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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