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맛김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연초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가공식품 물가가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는 데다 고환율 상황까지 겹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지고 있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와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가공식품 물가지수는 122.03으로 전년동기대비 2.7% 올랐다. 이는 지난해 1월(3.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2.2%)를 웃돌았다. 가공식품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까지는 2.0% 이하로 비교적 안정세였으나 최근 크게 올랐다.
지난달 가공식품 중 가장 크게 오른 품목은 오징어채(22.9%)였다. 이어 맛김(22.1%), 김치(17.5%) 시리얼(14.7%), 유산균(13.0%), 초콜릿(11.2%) 순이었다.
조미료류도 크게 올랐다. 참기름(8.9%), 간장(8.8%), 식용유(7.8%) 등이 7~8%대 상승률을 보였다. 밀가루를 원료로하는 가공식품 가격도 올랐다. 비스킷(7.0%) 케이크(3.3%), 빵(3.2%)가 대표적이다.
식품업체들은 올해들어 제품 가격을 대대적으로 올리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지난달 1일 포카리스웨트 등 주요제품 가격을 100원 올렸다. 대상도 지난달 16일부터 마요네즈 후추 등 소스류 가격을 평균 19.1% 올렸다. SPC 파리바게뜨는 지난 10일부터 빵 96종과 케이크 25종 가격을 평균 5.9% 인상한다고 밝혔다. 롯데 웰푸드도 오는 17일 부터 초코 빼빼로 등 26종 가격을 평균 9.5% 인상한다.
식품업계는 원재료값과 부대비용이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맛김의 원재료인 김 원초 가격이 높은 수준이고, 김치에 쓰이는 배추도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치솟았다. 기후변화로 코코아, 커피 원두 가격도 크게 올랐다. 1400원을 웃도는 원/달러 환율도 물가상승 요인이다. 식재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식품업체로서는 원가 압박이 커지는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 1월 가공식품 물가에도 일부 영향을 미쳤으나 앞으로 시차를 두고 더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