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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단체협의회 “원가부담 이유로 매년 가격 인상…대책 필요” 비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연합뉴스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내수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수익성과 성장성 두마리 토끼를 잡은 기업이 많았다. 이런 식품 업계가 과자 등 제품 가격 인상에 줄줄이 나서고 있다. 소비자단체는 “혼란한 정국 상황을 틈타 이뤄지는 현재의 가격 인상이 기업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라면 엄중한 질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지난해 오리온의 매출액(연결기준)은 3조1043억원, 영업이익은 5436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6.6%, 10.4% 늘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17.5%에 이른다. 1000원 상당의 제품을 팔면 175원을 남긴다는 뜻이다. 이 회사의 수익성은 2021년(15.8%·영업이익률 기준) 이후 꾸준히 개선됐다. 오리온은 “카카오, 설탕 등 원재료 가격 상승까지 더해진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법인의 실적 호조에 따라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원가 부담은 커졌으나 해외 판매 호조로 수익성과 성장성 모두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이런 까닭에 지난해 12월 오리온이 주요 제품값을 올린 것을 놓고 논란이 인다. 상당한 수준의 실적 개선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초코송이, 톡핑 등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끌어올린 게 적절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오리온 청주공장을 방문했을때 이승준 오리온 대표가 공개적으로 “가격 인상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사정은 롯데웰푸드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3.3%)에 바닥을 찍은 뒤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까지 누적 영업이익률은 5.7%다. 수익성이 확연히 개선된 셈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연간 기준 이익률은 3.9%로 후퇴했으나, 이는 통상임금 등 일회적 요인의 영향이 컸다. 그럼에도 이 회사는 원가 부담을 내세워 지난 6일 초코 빼빼로(54g) 가격을 200원 인상하는 등 건·빙과 제품 26종의 가격을 평균 9.5% 끌어올렸다. 특히 대표 빙과 제품인 월드콘과 설레임의 가격 인상률은 약 16.6%다. 빙그레도 오는 3월부터 슈퍼콘·붕어싸만코 등의 가격을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올린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 회사의 자회사인 해태아이스도 부라보콘∙시모나 등의 가격을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키로 했다. 빙그레 역시 최근 2년 새 수익성은 소폭 개선됐다. 에스피시(SPC)그룹의 커피전문점 파스쿠치 등도 음료 가격을 13일부터 올린다. 이들 업체들이 가격 인상 이유로 ‘원가 부담 증가’를 한 목소리로 강조한다는 점도 똑같다.



수익성 개선 상황에서 줄이은 가격 인상을 바라보는 소비자들 눈길은 싸늘하다. 특히 최근 가격 인상은 ‘내란 사태’ 후폭풍으로 정부 감시망이 느슨해졌을 때 단행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날 “일부 기업의 매출원가율(지난해 3분기 기준·판매가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떨어지는 추세”라며 “식품 업체들이 거의 매년 연말·연초 제품가격을 인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좀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는 석달 연속 상승폭을 키워가면서 지난달 2%대로 올라선 터다. 과자·아이스크림은 석유류 제품에 견줘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만 소비자들의 물가 기대(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위험이 큰 품목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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