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제5화 : 김건희 비판에 귀 닫은 尹, 극우 유튜버 밀착

2022년 8월 8일 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부터 강성 유튜버와 교감했던 건 아니었다. 취임 초기 6개월간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도 하며 소통을 시도했다.

그러나 지지율이 하락하고 보수 매체들까지 비판적으로 돌아서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이 유튜브에 중독된 결정적 계기를 두 가지로 꼽았다.

" 첫째, 2023년 7월 김건희 여사 일가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이 터졌다. 이때부터 그해 말까지 채 상병 사건,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 김태우 사면 공천,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까지 줄줄이 터진다. 그러면서 보수 매체가 돌아섰고, 이즈음 극렬 유튜버들을 용산에 불러 술자리까지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 하나가 한동훈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다. 언론도, 당도 자기 말을 안 듣는다고 봤다. 검찰 선배들이 대통령을 만나고 올 때마다 ‘큰일이다, 대통령이 우리 얘기도 안 듣고 유튜버들 말만 듣는다’고 탄식했다. 바른말 해주는 사람들이 하나둘 떠났다. "
대통령과 밀접하게 소통해 온 한 보수 패널은 대통령과 극렬 유튜버를 밀착시킨 건 결국 김건희 여사 문제였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한 대표에 대해 불만을 엄청나게 토로했다. 결국 김 여사 문제였다.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이 결정적이었다. 대통령이 그야말로 격앙했다. 김경율이 계획적으로 터뜨렸다고 본 거다. ‘총선 이후 김 여사 특검법 수용 검토’ 단독 기사가 메이저 신문에 나왔는데 이것도 한동훈이 흘렸다 생각했다. 여사가 문자했는데 씹어버리고 하니까 ‘이제 완전히 등지려 하는구나’ 판단해 대통령이 ‘너 나가라’ 아주 노골적으로 얘기했다. 한동훈은 ‘못 나간다’ 하면서 둘 사이가 완전히 갈라지기 시작했다. "
보수 패널의 분석이 이어진다.

" 이 국면에서 유튜버들의 노선도 갈렸다. 윤 대통령은 전에 가까웠던 보수 유튜버들이 ‘여사가 사과해야 된다’거나 ‘불법’ 어쩌고 얘기하면 전화해서 한 시간 동안 욕설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차츰 사이가 멀어졌다. 윤 대통령은 자신과 똑같은 주장을 하는 유튜브에만 점점 깊숙히 빠져들었다. "
대통령이 김건희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귀를 닫으면서 윤 대통령과 중도 ·보수 언론은 물론 비교적 온건한 유튜버와의 관계도 끊겼다. 자신을 지지하는 극렬 유튜버의 목소리에 심취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는 진단이다.

윤 대통령의 이런 징조는 이미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엿보였다.

4년 전,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위장당원’ 의혹을 제기했다.

" 이제는 (민주당이) 우리 당 경선에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습니다. 위장당원들이 엄청나게 가입했다는 거 여러분도 들으셨죠? (2021년 10월 4일, 부산) "
당시 이준석 당 대표 취임 후 4개월 동안 국민의힘 책임당원 26만 명이 늘었다. 기존 당원 28만 명에 육박하는 수치였다. 2040세대 신규 당원이 11만 명으로 기존 대비 8배 증가했고, 호남 당원도 1만 명 더해졌다.

이렇게 늘어난 당원 중 상당수가 민주당 ‘위장 당원’이라는 게 윤 후보의 주장이었다. 사실이라면 민주당 선거 개입으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사안이었다. 전직 검찰총장이었던 후보가 직접 제기한 의혹. 근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 제가 당원 신청 가입서를 접수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알 순 없지만 그런 이야기가 많이 있고 실제로 추측을 할 만한 강한 의혹들이 있습니다. "
정황에 대한 심증이었다. 증거가 없었다. 주장도 유튜브에서 먼저 나왔다.

당시 윤 후보를 옆에서 수행했던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당시 민주당 사람들이 우리 당 들어온다는 얘기가 있긴 했지만 위장당원이라는 표현은 처음이었다. 극우스럽다고 생각했다. 어디서 나온 말일까 찾아봤는데 A유튜브에 S변호사가 나온 썸네일(작은 사진)의 제목이었다. 차에서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윤 대통령이 그 유튜브에서 학습하신 거였다”고 기억했다.

대선출마 후 두번째 부산을 방문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2021년 10월 4일 부산 사상구 당협위원회 사무실에서 연설을 했다. 연합뉴스

지금의 부정선거 의혹 제기와 ‘데자뷔’다. 윤 대통령이 유튜브 알고리즘에 빠져 있다는 게 이때 처음 드러났다.

유튜버 A씨는 지난 24일 중앙일보와 만나 “당시 상황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윤 대통령과 수석들이 내 유튜브를 자주 본다는 얘기는 듣고 있다”고 말했다.

계엄·탄핵 정국에서 윤 대통령의 유튜브가 다시 논란이다. 부정선거 등 음모론에 휩쓸려 계엄 선포에 이른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관저를 찾은 의원들에게 “잘 정리된 유튜브를 보라”고 남긴 말도 예사롭지 않다. 윤 대통령은 어떤 유튜브에 빠져 있는 것일까.

(계속)
“윤 대통령, 의원들에게 유튜브 클립 보낸다”
취재팀은 국회 전·현직 의원들과 법조인, 유튜버, 보수 논객들을 두루 접촉해 실태 파악을 시도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유튜브는 9개로 압축됐습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0229


“내가 극우 같아요?” 전광훈 최측근을 만나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2876

헌금만 年1000억 ‘전광훈 힘’…尹이 외친 ‘애국시민’ 실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8770

전광훈에 90도 숙인 윤상현…‘김어준 효과’ 강성우파 덮쳤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0561

“야! 휴게소다”“또 들르게요?” 윤석열·한동훈 10시간 부산행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8516

“변호나 똑바로 해 이 XX야”…법정서 터졌다, 尹 폭언·막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1035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223 “화장실 간다” 무단외출해 흉기 사온 교사…CCTV 보니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22 尹 탄핵심판 '3말 아닌 3초' 선고?…헌재, 조기종결 가능성 커졌다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21 YG엔터 “배우 손나은 휴대전화 해킹 후 협박 시달려”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20 혼란 틈타 가격 올리는 식품업계, 정작 실적은 “역대 최대”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19 故 김하늘양 父, 아이돌 장원영에 "조문 와달라" 요청에… 네티즌들 ‘갑론을박’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18 [제보는 MBC] 조산 위험에 입원했는데 "치료제 부족해요"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17 정부 "北, 올해부터 남북항공관제 직통망 단절 시도… 현재 정상 운영중"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16 제주서 또 어선 전복…5명 실종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15 뉴진스 하니 “어제 새로운 비자 발급”… 국내체류 가능해졌다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14 “사기 사이트 몇분 만에 뚝딱 제작”…사업자 피해도 속출 [이커머스피싱]③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13 제주 해상서 10명 탄 어선 전복…5명 구조·5명 수색 중(종합)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12 오픈AI에 3조 투자한 소프트뱅크 “딥시크 등장은 AI 업계가 환영할 일”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11 성일종 "707단장이 '민주당 의원에 완전히 이용당했다' 말해"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10 하늘이 아빠 “장원영씨 조문 강요 아닌 부탁, 오해 말아달라”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09 제주 해상서 10명 탄 어선 전복…해경 “현재 5명 구조”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08 ‘가짜 의원 53명’ 부정선거론 맹신… 노상원 선관위 서버 집착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07 "골드바 판매 일시 중단" 금값 고공 행진에 품귀 현상까지‥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06 명태균 특검법' 속도전‥여당 반발 "이재명 대선용 특검"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05 [단독] ‘하늘이 살해사건’ 위치추적앱은 방통위 미신고앱…자녀보호 vs 불법도청 논란 [지금뉴스] new 랭크뉴스 2025.02.12
46204 서귀포 해상서 선원 10명 탄 어선 전복… 5명 구조 new 랭크뉴스 2025.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