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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무실서 30분간 기자회견
관료 감축 정당 주장… 논란 해명도
“선출되지 않은 권력” 비판 ‘부메랑’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1일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은 ‘결단의 책상’에 앉아 주로 머스크의 얘기를 들었다. 가운데는 머스크의 아들 엑스 애시 에이 트웰브(X Æ A-Xii).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언론을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자문기구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자격으로 자신이 주도 중인 관료 감축 작업의 정당성을 직접 알리기 위해서였다. 대통령의 배타적 공간을 공유할 정도로 그의 권력이 무소불위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일 항문 검사 받는 듯”



머스크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 ‘결단의 책상’ 옆에 선 채로 약 30분간 기자회견을 했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로 활동을 시작한 뒤, 언론과 처음으로 공식 대면한 자리였다.

머크스가 ‘연방정부 축소’ 명분으로 우선 부각한 것은 관료의 전횡이었다. 그는 관료 집단을 “선출되지 않은 위헌적인 제4부”로 규정한 뒤, “이들이 선출된 국민의 대표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관료가 통치한다면 민주주의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부패 의혹도 제기했다. 머스크는 “임금 10만 달러(약 1억4,500만 원) 직위에서 어떻게 순자산 수천만 달러를 축적했는지 모르겠다. 투자 조언을 구해야겠다”고 비아냥댔다. 다만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짚었다.

재정건전성 확보를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국가부채 이자가 국방부 예산보다 많다는 것은 놀랍다. 연방정부 지출을 줄이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한 것이다.

머스크는 이날 회견을 DOGE를 둘러싼 월권·이해충돌 논란을 해명하는 기회로도 활용했다. 법원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DOGE의 재무부 결제 시스템 접근’에 대해선 “각 지출 항목을 살펴보고 이게 실제 국민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는지를 묻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연방정부에서 거액 계약을 수주한 업체를 다수 소유한 자신이 DOGE를 이끄는 것은 이해상충 소지가 크다는 지적에는 “매일 항문 검사를 받는 것 같다”는 비유로 반박했다. 대중의 시선에 늘 노출돼 있는 만큼, 투명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었다.

결단의 책상에 앉아 있던 트럼프 대통령도 ‘머스크 두둔’에 나섰다. 그는 “투명성이 부족하거나 이해관계에 충돌이 있다면 머스크가 그 일을 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사들이 부패를 찾는 우리를 막으려 한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5세 아들도 대통령 방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2월 24일 발행본 표지 사진. 합성 기법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을 표현했다. 타임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실상은 해명과 같지 않다. NYT는 “머스크의 비즈니스 제국이 트럼프의 대대적 개혁으로 이익을 보고 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까지 머스크 회사 6곳을 대상으로 32건 이상 조사를 진행 중이던 최소 11곳의 연방기관이 기관 개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관 폐지 또는 담당 공무원 해고 등으로 머스크 회사들에 대한 조사가 중단됐다는 것이다. 또 ‘비(非)선출’은 머스크도 다른 관료들과 똑같은데, 그의 막강한 영향력이 견제받지 않는 것은 적절하냐는 야당 민주당 등의 비판도 여전하다.

머스크는 원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기관을 상대로 공무원을 대폭 감축하라고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자리의 배석자였다. 해당 명령은 각 정부 기관에서 직원 4명이 그만둘 때마다 1명만 채용하는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또 각 기관장에게 기관에 배치된 DOGE 팀 대표와 채용 계획을 협의하라고도 했다.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연이었다. 검은 코트를 입고 검정색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의 트럼프 대선 구호) 모자를 쓴 머스크가 기자들과 얘기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 책상에 앉아 그를 지켜보기만 했다. 머스크가 목말을 태워 데려온 5세 아들 ‘엑스 애시 에이 트웰브(X Æ A-Xii)’가 어깨에서 내려와 다가오자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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