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자상거래업체 '와일드베리스' 창업자
회사 경영 방향 등 두고 남편과 심각한 갈등
합병계획 놓고 첨예한 대립···사망자도 나와
회사 경영 방향 등 두고 남편과 심각한 갈등
합병계획 놓고 첨예한 대립···사망자도 나와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와일드베리스 창업자 타티야니 김. 타스 연합뉴스
[서울경제]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와일드베리스 창업자 타티야나 김이 남편 블라디슬라프 바칼추크와 우여곡절 끝에 이혼했다. 이혼 소송 과정에서 회사 경영권과 10조 원대 재산 분할을 놓고 갈등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 시간) MK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김은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법원이 이혼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바칼추크도 텔레그램에 ‘자유’를 암시하는 러시아 가수 발레리 키펠로프의 노래를 올리며 이혼 사실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고려인인 김은 2004년 육아휴직 중 와일드베리스를 설립해 러시아 최대 전자 상거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러시아 포브스는 김의 순자산을 72억 달러(약 10조5000억 원)로 추산하며 지난해 러시아 최고 부유 자수성가 여성 1위로 선정했다.
이혼 소송은 지난해 7월 김이 제기했다. 표면적으로는 부부의 사적 문제를 이유로 들었으나 실제로는 회사 경영 방향 등을 두고 심각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6월 러시아 최대 옥외광고 업체 ‘루스 아웃도어’와 합병 계획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바칼추크는 이를 반대했으며 이 과정에서 지난해 9월 모스크바 크렘린궁 맞은편에 있는 와일드베리스 사옥에서 총격전까지 벌어졌다. 바칼추크가 협상을 명목으로 다수의 건장한 남성을 동원해 사무실을 방문하면서 김이 고용한 경비원과 충돌했고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현재 와일드베리스 지분 1%를 보유한 바칼추크는 2004년 자신의 자금으로 회사가 설립됐다며 이혼 합의금으로 지분 절반을 요구하고 있다. 오는 18일 재산분할 심리가 예정된 가운데 법원의 판단이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