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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호 예일대 정신과 교수, 11일 SNS 글 게시
“죄는 죄인에게···우울증 관련 보도 신중 기해야”
“우울증 각인·한국 정신건강 위기 악화시킬 수도"
11일 오전 김하늘(8) 양이 살해당한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 시민들이 두고 간 편지와 국화꽃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김하늘(8) 양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 나종호 예일대 정신의학과 조교수가 “죄는 죄인에게 있지, 우울증은 죄가 없다”고 밝히면서 우울증에 대한 언론 보도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 교수는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전 서구 초등학생 살인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와 함께 “우울증은 죄가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나 교수는 “같은 나이 딸을 둔 아버지로서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고, 피해자의 부모님이 느끼고 있을 감정은 감히 상상도 가지 않는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은 부디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길 기원한다”고 피해 학생 하늘양을 추모했다.

그는 이어 “가해자는 응당한 죄값을 치뤄야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이 우울증 휴직 전력을 앞다퉈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나 교수는 “죄는 죄인에게 있지, 우울증은 죄가 없다”며 “이와 같은 보도는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강화시켜 도움을 꼭 받아야 할 사람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게 만들어 한국의 정신건강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11일 대전 서구 한 장례식장에 대전 초등학교 살인사건 피해자인 김하늘(8) 양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그는 한국의 우울증 치료 현황을 지적하기도 했다. 나 교수는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을 여전히 10%에 불과하다. 10명 중 9명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나 교수는 일부 언론이 가해 교사의 우울증을 부각하는 것을 두고 “사람의 생명은 의사만이 살리는 것이 아니다”며 “펜으로도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 있다. 부디 명심해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대전 초등학교에서 1학년 김하늘양을 살해했다고 경찰에 자백한 교사 A(48·여)씨는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고 진술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9일 6개월의 질병 휴직을 냈으나 휴직을 돌연 중단하고 지난해 연말 조기 복직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수업에서 배제돼 짜증 나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또 “돌봄교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와 같이 죽을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맨 마지막에 나오는 아이에게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들어오게 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교수는 2023년 1월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나 교수는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과 하버드 보건대학원, 뉴욕대 레지던트를 거쳐 현재 예일대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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