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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2일부터 외국산 철강에 25% 관세
한국에 적용 중이던 무관세 쿼터제 폐지
글로벌 기업들 가격·품질 경쟁 강도 심화
국내 기업 미국 시장 수익성 악화 불가피
미국 수출 1등 '강관' 시장 타격 상당할 듯
"미국 기업들 고품질 철강 제조력 떨어져...
결국 한국 철강 제품 찾아 수출량 늘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한국 철강 업체에 적용하던 '쿼터'를 풀었다
.
수출 물량에 제한은 사라지고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 철강 제품은 관세 25%만큼 비싸진 가격으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해야
한다. 미국 기업을 빼곤 전 세계 모든 기업들이 관세를 적용받는 만큼 결국 각 기업이 '얼마나 더 싸게 더 좋은 품질'의 철강 제품을 내놓는지를 두고 무한 경쟁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쿼터제로 약 260만 톤(t)은 무관세로 미국에 팔아오던 한국 철강업계는 관세 변수 때문에 당장은 수익성이 나빠지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수출량의 40% 가까이를 차지한 '강관' 제조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 다만
미국의 철강 제조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탓에 강관과 같은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에 대한 미국 내 수요는 유지되면서 쿼터제로 묶였던 수출량을 늘리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8년부터 이어져 온 '철강 쿼터'는 폐지

11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열린 미국 신정부 대응 업계간담회에서 한 참석자가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트럼프 대통령의 '예외 없는 외국산 철강 제품 관세 25%' 조치
를 "철강에 부과되던 관세 면제 또는 쿼터 적용이 사실상 폐지되고 원래 관세로 회귀하는 조치가 3월 12일 시행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체적 행정명령 내용이 알려지지 않은 전날까지만 해도 쿼터제 폐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백악관에서 "예외 없이 25%를 적용하는 것"이라는 설명이 나오면서
산업부에서는 '무관세 수출'을 뜻하는 쿼터제가 폐지된 것으로 해석
한 것이다.

한국은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철강 25% 관세를 피하기 위해 '철강 제품 쿼터 부과국' 지위를 받아들여 '절대 쿼터제'를 시행
했다. 25% 관세를 내지 않는 수출량을 263만t 내외로 정하고 그 이상 수출하지 못했다. 3월 12일부터는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 제품 물량 제한이 사라지는 대신 수출 물량 전체에 25%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 시장 단기 수익성 악화 불가피... 가격·품질 경쟁 심화

11일 경기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평택=연합뉴스


'철강 25% 관세 시대'가 열리면서 미국 시장 수출에 공들여 온 기업들은 가격, 품질로 경쟁해야 하는 국면을 맞이
했다. 특히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쿼터제로 각자가 수출하는 몫이 정해져 있어 굳이 경쟁할 유인이 없었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들 국가에 속한 기업들 모두 수출 물량에 제한은 없는데 똑같이 25% 관세를 내야 해 사실상 같은 출발선에 선 꼴이
됐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이번 조치는
미국 철강 기업을 보호하는 측면이 강해 미국 아닌 다른 국가의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서 한국 기업이 앞설 수 있느냐가 관건
"이라며 "
얼마나 더 싸게 좋은 품질의 제품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느냐로 각 기업의 미국 수출 물량이 결정될 것
"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당장은 미국 시장에서 수익성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각 철강 회사 내 통상 정책 담당자들이 각사의 사업 구조에 따른 여파를 파악하고 있다"며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수출 가격이 올라 당장은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수출 40% 차지한 '강관'이 가장 큰 타격

그래픽=김대훈 기자


특히
강관 시장에 대한 타격이 가장 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 기존에 시행 중이던
미국 수출 쿼터제에서 '품목별 쿼터량'을 보면 강관 제품이 100만t으로 전체 쿼터 260만t의 약 40%를 차지
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고품질 강관으로 만들어지는 송유관·가스관 수요가 상당히 많은 점이 반영된 결과
다. 이런 측면에서
강판류 수출량은 상대적으로 적어 포스코나 현대제철은 숨 쉴 틈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에선 세아제강, 휴스틸 등이 미국에 강관을 수출하고 있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미국에서 만드는 강관 물량만 약 25만t"이라며 "당장은 해당 물량으로 미국 내 수요에 대응하면서 나머지 물량에 대한 수출 정책을 꼼꼼히 살피는 중"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이와 관련해 오히려 한국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철강 기업들의 제조 능력은 많이 떨어져 미국 내 강관 등 고품질 철강 제품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이런 측면에서 높은 수준의 제조 능력을 가진 한국 기업들에는 수출량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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