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측 사봉관·권규찬 이사 사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서 4인 연합 우위 잡아
임종훈 대표 거취도 불투명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 앞. /허지윤 기자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도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4인 연합’ 우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형제 측 인사로 꼽히는 사봉관 사외이사가 사임하면서 5대 5로 균형을 이뤘던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4인 연합’ 측이 새로운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어서 7대 3의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11일 한미사이언스는 공시를 통해 사봉관 사외이사가 전날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사임했다고 밝혔다. 공시 대상이 아닌 기타 비상무이사인 권규찬 이사도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2명은 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형제 측 우호 인사로 분류됐다.

사봉관 사외이사는 지난해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됐다. 법조인 출신으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부장판사와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사 사외이사는 최근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를 맡게 돼 사외이사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임종윤 이사 측근인 권규찬 등기 이사도 사임했다. 권 이사는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를 맡고 있다. 디엑스브이엑스는 임 이사가 소유하고 있는 별도의 신약 개발기업이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형제 측과 ‘4인 연합’ 측이 5대 5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지만, 형제 측 이사 2명이 물러나면서 ‘4인 연합’ 측으로 힘이 기울게 됐다. 한미사이언스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이사를 추가로 선임할 예정인데, 이 때 ‘4인 연합’ 측 인사가 이사에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4인 연합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54.42%를 확보해 21.86%인 형제 측을 압도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이 바뀌면서 임종훈 대표의 거취도 불투명해졌다. 4인 연합 측은 1년간 이끌어온 경영권 분쟁을 서둘러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종식과 한미약품그룹 경영 정상화로 나아가는 구체적인 첫 번째 발걸음”이라며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와 관련한 후속 조치를 단계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허지윤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