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6% 하향 조정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망실장(오른쪽)이 11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

‘12·3 내란사태’로 소비가 쪼그라든 데다 미국발 무역분쟁 탓에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까지 타격을 입으면서 올해 우리 경제가 빠르게 악화할 우려가 크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수정했다. 지난해 11월 내놓은 전망치(2.0%)에 견줘 3개월 만에 0.4%포인트 낮춘 것이다. 이는 한국은행의 전망 흐름과 유사하다. 한은도 지난해 11월 올해 우리 경제가 1.9% 성장한다고 전망했지만, 올해 1월 전망치를 1.6∼1.7%로 낮췄다. 중앙은행과 국책연구기관 모두 지난 석 달 사이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1.8%로 제시한 바 있다.

케이디아이는 ‘내란 사태’와 ‘무역분쟁 본격화’를 성장률 하향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김지연 케이디아이 전망총괄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국 불안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의 통상 환경 악화가 하향 조정의 주된 요인”이라고 짚었다. 내란 사태 이후 12.5포인트 급락하며 지난해 12월 88.2까지 떨어진 소비자심리지수는 1월에 91.2로 소폭 반등했으나 여전히 장기 평균선(2003년 1월~2024년 12월 평균=100)을 크게 밑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이후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 일부 나라와 철강, 알루미늄 등 품목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를 연일 발표하며 통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올해 주요 부문별 전망치도 줄줄이 낮췄다.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기존 1.8%에서 1.6%로 하향했다. 상품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율도 1.5%와 2.0%로, 각각 기존 전망치 대비 0.4%포인트, 0.1%포인트씩 내렸다. 국내 투자의 한 축을 담당하는 건설투자는 지난 11월 -0.7%에서 -1.2%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 국내 건설업체가 자금을 조달하는 여건이 더 나빠지고 부동산 경기도 둔화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기존 전망치(14만명)보다 4만명 낮춘 10만명 내외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상승률은 내수 부진에 따른 하락 요인에도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상승을 고려해 기존 전망치인 1.6%를 유지했다.

케이디아이는 기준 금리 인하 등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주문했다. 반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대해서는 “국가재정법에서 정한 법적 요건에 맞지 않는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규철 케이디아이 경제전망실장은 “재정의 역할도 필요한 시점이지만 (법이 정한) 추경 요건인 경기침체, 대량실업이 발생할 우려는 아직 크지 않다고 본다”며 “올해 상저하고의 경기 흐름을 예상한다. 상반기에 (올해 편성된 예산을) 더 집행하는 것이 경기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제시한 불확실성 요인들이 장기화할 경우 올해 성장률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전망 값에는 미국이 부과하려는 관세 가운데 중국에 부과하는 10% 추가 관세만 지속하고, 내란 사태가 불러온 국내 정치 혼란은 올 2분기에 해소된다는 전제가 깔렸다. 정 실장은 “미 트럼프 행정부 발 통상 갈등이 더 격화되거나 정국 불안이 장기화하면 올해 성장률이 1.6%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793 마약 굴레 갇힌 영화 '추격자' 실존 인물... 필로폰 팔다 징역 3년 6개월 랭크뉴스 2025.02.12
45792 집 있으면 ‘로또 청약’ 못 넣는다 랭크뉴스 2025.02.12
45791 좌우로 핸들 꺾는 이재명… 탈이념 유연성인가 오락가락인가 랭크뉴스 2025.02.12
45790 트럼프발 업종별 관세 그물망, 한국 주력 산업도 조인다 랭크뉴스 2025.02.12
45789 그 교사, 8살 살해하기 전엔 동료 폭행했다…컴퓨터 부수기도 랭크뉴스 2025.02.12
45788 남자 컬링 4강 진출…여자 대표팀은 중국 꺾고 5연승 순항 랭크뉴스 2025.02.12
45787 7~8년 전부터 정신질환 치료… 휴직 20일 만에 복귀 뒤 범행 랭크뉴스 2025.02.12
45786 美연준 파월 "美 경제 강해…금리 인하 서두를 필요 없어" 랭크뉴스 2025.02.12
45785 하늘이 할머니 마주친 교사, “몰라요” 발뺌 후 문 잠가 랭크뉴스 2025.02.12
45784 윤석열 아전인수…“재판관님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은데요” 랭크뉴스 2025.02.12
45783 권성동 “국정 혼란 주범은 이재명 세력…분권형 개헌해야” 랭크뉴스 2025.02.12
45782 “인권위원들이 궤변만”…‘윤석열 방어권 보장’ 통과시킨 인권위에 안팎서 비판 쇄도 랭크뉴스 2025.02.12
45781 에퀴노르, 북해 유전서 정전으로 원유생산 일시중단 랭크뉴스 2025.02.12
45780 집 있으면 ‘로또 줍줍’ 못 한다…위장 전입도 원천 차단 랭크뉴스 2025.02.12
45779 “무순위 청약은 무주택자만”…2년 만에 제한 되살린 정부 랭크뉴스 2025.02.12
45778 하이브리드·신차로 韓 시장 재도약 노리는 푸조 랭크뉴스 2025.02.12
45777 1시간 찾았는데…돌봄교실 20m 떨어진 곳에서 피살 랭크뉴스 2025.02.12
45776 군용차량 부족에 러시아, 보급품 운반 위해 당나귀 동원 랭크뉴스 2025.02.12
45775 [사설] "학교 어떻게 보내나"... 교사에 피살된 8세 여아 참극 랭크뉴스 2025.02.12
45774 [사설] 美 반도체·車 관세 검토, 수출 다변화·정교한 통상전략 마련해야 랭크뉴스 2025.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