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은 헌재서 “윤, 경찰청장 잘했다고 칭찬” 상반된 진술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출석 하고 있다. <2025.02.11 사진공동취재단>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일 헌법재판소에 증인으로 나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안이 의결된 데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청장인지 경찰청장인지 잘했다고 칭찬해줬다고 (제게) 말했다”라고 증언했지만, 윤 대통령으로부터 이러한 전화를 받은 조지호 경찰청장은 ‘뼈 있는 말’이었다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겨레 취재에 따르면, 조 청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가 의결된 직후 윤 대통령과 두 차례 통화했다. 조 청장은 윤 대통령에게 “죄송하다”며 사과했는데 이에 윤 대통령은 “수고했다. 덕분에 빨리 끝났다”고 답했다고 한다. 조 청장은 윤 대통령이 해당 발언을 두고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 조사에서 “뼈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 청장은 또 “인간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어 행정안전부 경찰국장 박현수에게 전화를 걸어 사직 의사를 밝혔는데, 박 국장이 만류했다”는 취지의 답변도 했다. 조 전 청장의 진술에 비춰보면 이 전 장관의 증언과 달리 실제 윤 대통령의 통화 내용은 ‘격려’의 형식을 한 ‘질책’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장관은 이날 헌법재판소에서 비상계엄 해제 후인 4일 오후 1시6분께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 “윤 대통령님께 ‘계엄 해제를 신속하게 정말 잘하신 것 같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윤 대통령께서 ‘그러게 말이야. 그렇지 않아도 서울청장인지 경찰청장인지 하고 통화했는데 신속히 의원들 출입시켜서 계엄이 빨리 해제됐고 그 덕에 유혈 사태가 일어나지 않고 잘 해결된 것 같다. 서울청장인지 경찰청장인지 잘했다고 칭찬해줬다’라고 말했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 전 장관의 증언 만을 보더라도 비상계엄 때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려 했던 윤 대통령이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경찰을 칭찬했다는 대목은 납득하기 쉽지 않다.
이 전 장관은 같은 날 오후 1시50분께에도 윤 대통령과 한 차례 더 통화했는데 “(윤 대통령이) ‘내란 이야기가 나오는데 황당하다’는 말씀을 하셨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