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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심판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당시 “전반적으로 국무위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만류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또 계엄 당시 윤 대통령의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는 없었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1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당일 국무회의에 대해 “(국무위원)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찬반을 말하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당시 국무위원들은 사전 지식이 없었고, 비상계엄이 위헌·위법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도 했다. 이어 “단지 45년 만에 (비상계엄이) 선포됐을 때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외교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크겠는가’ ‘추후 정무적 부담을 막아낼 수 있겠는가’라는 걱정과 우려를 했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들은 비상계엄 선포 안건에 대해 서로 간에 논의를 하고 일부는 윤 대통령에게 관련 의견을 전달했다고 이 전 장관은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이날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위원들에게 “여러분들이 이야기하는 경제, 외교의 영향, 정무적 부담을 다 안다”며 “대통령은 국무위원 개개인이 느끼는 상황 인식, 위기감, 책임감은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 전 장관은 이 말을 듣고 “제가 1차 탄핵소추를 당했을 때 그렇게 심각한 영향들이 있었는데 과연 타 부처 장관들이 그런 사정을 알았겠나. 대통령의 고심이 크셨을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비상계엄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이 찬성·반대를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날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의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여부와 관련해선 “없다”고 밝히고, 자신도 소방청장에게 관련 지시를 하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대통령 측 이동찬 변호사가 “윤 대통령이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단전단수 조치를 구두로라도 지시받은 적 있냐”는 물음에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 전 장관은 소방청장과의 통화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당시 대통령실에서 소방청 단전·단수 이런 내용이 적힌 쪽지를 멀리서 봤다. 계엄이 선포되고 광화문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쪽지가 생각났고, 소방이 단전단수를 하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이후 사건사고나 시위 충돌 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 경찰청장과 소방청장에게 전화했고 쪽지가 생각 나 만약의 경우 대비해서 ‘국민의 안전에 대해 최우선적으로 챙겨달라’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 단전·단수 지시를 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국무회의 당시 ‘경향·한겨레신문, MBC, JTBC 등 단전·단수’를 지시하는 문건을 이 전 장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 전 장관이 윤 대통령의 지시를 듣고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이 같은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뉴스1

이 전 장관은 이날 회의록 미작성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빠르면 7일, 통상 10일 이내에 (회의록을) 만든다”면서도 “책임자인 행안부 의정관이 참석을 못 해서 회의 참석자나 시간 발언 요지 등 (파악에)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계엄 선포 이후 비상계엄이 내란이라고 몰아붙이면서 회의록 작성하는 게 비상계엄에 동조하거나 방조하는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그 상황에서 회의록을 작성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33분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호송차를 타고 출발해 오전 9시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도착했다. 지난달 21·23일과 2월 4·6일에 이어 이날 다섯 번째로 탄핵 심판에 직접 출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변론 발언기회를 통해 “검찰이면 검찰, 군검찰이면 군, 공수처면 공수처, 경찰이면 경찰 이렇게 일관된 한 기관이 조사한 것이 아니고 여러 기관이 달려 들어서 중구난방으로 조사했다”며 “국회에서 한 청문기록까지 혼재돼있다. 조서들끼리도 상충되는 것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증거능력에 대한 판단은 재판관들이 하더라도 이걸 막연히 증거로 채택해서 사실에 반영한다는 것은 ‘근본 구조가 검찰 수사다’ 딱 한 기관이 체계적으로 수사했으면 모르겠는데 서로도 맞지 않기 때문에 그런 점을 잘 살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에 문형배 헌재 권한대행은 "평의 때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헌재는 이날 변론기일에서 이 전 장관을 비롯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백종욱 전 국가정보원 3차장,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에 대한 증인 신문을 한다. 오전 10시 30분에 시작된 이 전 장관에 이어 오후 2시에는 신 안보실장·백 전 3차장·김 사무총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90분 간격으로 진행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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