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원들 일주일 새 3번 윤 접견
탄핵반대 세력에 尹 메시지 전파
조기대선 치를 땐 ‘노선 수정’ 포석
탄핵반대 세력에 尹 메시지 전파
조기대선 치를 땐 ‘노선 수정’ 포석
10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면회를 마친 뒤 츨구로 나오고있다. 앞부터 김기현 전 대표, 추경호 전 원내대표, 이철규, 정점식, 박성민 의원. 연합뉴스
김기현 전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 5명이 10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수감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면회했다. 여당 의원들의 구치소 접견은 지난 3일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나경원 의원, 지난 7일 윤상현·김민전 의원에 이어 세 번째다.
여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 ‘옥중 정치’의 전달자 노릇을 한다는 비판을 감수하고 릴레이 면회에 나선 건 우선 탄핵 반대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탄핵심판 과정에서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파면돼 조기 대선이 현실화하더라도 보수 결집 상태를 유지하고 맞는 것이 유리하다는 정치적 계산도 읽힌다. ‘선(先) 보수 결집, 후(後) 노선 전환’ 전략 차원에서 윤 대통령과의 밀착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전 대표와 추경호 전 원내대표, 이철규·정점식·박성민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5명은 이날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대통령을 접견했다. 윤 대통령은 30분가량 면회에서 “국민들, 특히 청년들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고 김 전 대표가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나라가 여러 위기에 있다는 판단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며 “헌법과 절차의 범위 내에서 모든 것이 이행됐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 선포의 당위성을 거듭 주장하는 동시에 탄핵 반대에 동조하는 일부 2030세대를 격려하는 메시지를 낸 것이다. 면회 간 한 의원이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졸속으로 하는 것 같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헌재도 탄핵심판을 오래 끄는 것보다는 신속히 판단하려 하지 않겠나. 공정한 판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여당 의원들이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를 장외 탄핵 반대 세력에 보내며 안팎으로 탄핵 기각 공조에 나선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윤 대통령을 만난 뒤 여당 의원들은 “과거 나치도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았다”(나경원 의원)” “우리가 모래알이 돼서는 안 된다”(윤상현 의원) 등 야당을 비난하고 보수 결집을 호소하는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전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연일 헌재를 겨냥한 공세에 여념이 없다.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권 비대위원장은 “헌재가 한덕수 총리 탄핵심판은 한없이 미뤄놓고 급하지 않은 마은혁 재판관 임명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에만 속도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고, 권 원내대표도 “재판관들이 법적 쟁점이 아니라 정치적 쟁점부터 먼저 따진다면 정치재판소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런 흐름 속에 보수층 결집 양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대구 동대구역 앞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는 경찰 추산 5만명 넘는 탄핵 반대자들이 집결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조기 대선을 한다면 중도층을 겨냥해 방향을 한번 크게 틀어야 할 텐데 그때 가서 지지층이 돌아서지 않게 하려면 탄핵 국면에서 ‘우린 할 만큼 했다’고 호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 국면에서 노선 수정을 위해서라도 지금은 지지 기반을 확실히 다져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선은 결국 중도 싸움인데 현재 여권의 모습이 이어지면 중도가 보수 편을 들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