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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하나도 지키지 못했으면서"…학교 교직원 방문에 유족 분노
학교 앞은 주변 주민과 재학생들의 걱정스러운 발걸음으로 북적
하늘이 아버지 "제2의 하늘이는 두 번 다시 나오지 말아야"


대전 초등학교서 8세 여아 피살…경찰 조사
(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10일 오후 5시 50분께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인 A(8)양이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숨졌다. 현장에서는 40대 교사도 자상을 입었으나 의식이 있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교사가 A양을 흉기로 찌른 뒤 자해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초등학교 주변의 경찰차. 2025.2.10 [email protected]


(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아이고, 못 보겠다 정말. 못 보겠어".

10일 오후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피살된 초등학교 1학년생 김하늘(8)양이 있는 응급실 앞에는 당혹감만 가득했다.

하늘이의 시신을 확인하고 나온 유족들은 허망한 표정으로 먼 산만 바라봤다.

하늘이의 친할머니는 "하나도 실감이 안 나. 금방이라도 하늘이가 '할머니'하고 올 것만 같아"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학생이 학교에서 선생에 의해 살해됐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이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응급실을 찾아온 학교 교직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 토닥였다.

교직원들을 보고 일부 유족은 "애 하나 지키지도 못하고 여기가 어디라고 와. 눈앞에 띄지 마"라며 이들을 강하게 밀쳐내기도 했다.

시신이 응급실에서 나와 장례식장으로 갈 때 하늘이 어머니는 오열하며 몸을 강하게 흐느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한 유가족은 "아 가슴 아파"라는 말을 내뱉으며 자리를 피했다.

하늘이 아버지 B씨는 우는 아내에게 "하늘이 검시하는 것 보면 트라우마 남는다니까 보지 말자"라며 "우리 하늘이 예쁜 모습만 기억 속에 간직해야지"라며 아내를 토닥였다.

대전 초등학교서 8세 여아 피살…경찰 조사
(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10일 오후 5시 50분께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인 A(8)양이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숨졌다. 현장에서는 40대 교사도 자상을 입었으나 의식이 있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교사가 A양을 흉기로 찌른 뒤 자해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초등학교 주변에 몰려든 시민들 모습. 2025.2.10 [email protected]


이어 졸린 눈을 한 어린 둘째 딸을 대기실에서 아내가 데리고 나오자 B씨는 "언니 영양주사 맞고 갈 거니까 집에서 조금만 기다려"라며 아이에게 애써 다정하게 전했다.

담담하게 둘째에게 말을 건네는 B씨를 보면서 주변에 있던 가족들은 조용히 눈물을 삼켰다.

경찰 유족 수사를 마치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온 B씨는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교사는 우울증에 의해 자기 분을 못 이겨서 아무 죄도 없는 하늘이을 죽였다"며 "오늘 우리 하늘이는 별이 됐고 앞으로는 제2의 하늘이가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B씨에 따르면 하늘이 휴대전화에는 부모 보호 애플리케이션을 깔려 있어 전화를 걸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휴대전화 주위에 있는 소리를 다 들을 수 있다고 한다.

하늘이를 찾기 시작했던 오후 4시 50분께서부터 하늘이를 찾을 때까지 모든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B씨는 "이미 하늘이 목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고 늙은 여자의 달리기 한 것 같은 숨이 휙휙 거리는 소리와 서랍을 여닫는 소리, 가방 지퍼를 여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전했다.

대전 초등학교서 8세 여아 피살…경찰 조사
(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10일 오후 5시 50분께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인 A(8)양이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숨졌다. 현장에서는 40대 교사도 자상을 입었으나 의식이 있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교사가 A양을 흉기로 찌른 뒤 자해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사건이 발생한 초등학교 2층 시청각실에서 현장검증하고 있는 경찰. 2025.2.10 [email protected]


이어 이번 사건은 100% 계획범죄일 거라고도 주장했다.

B씨는 "저번 주부터 하늘이가 미술학원에 다녀서 4시 40분까지 학교에 있는 아이는 하늘이가 유일했다"며 "애가 혼자 있었던 것을 알았을 것이고, 흉기 또한 직접 챙겨온 것으로 계획범죄가 아닐 수가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사건이 발생한 초등학교 앞에는 주변 주민들과 어린아이들로 붐볐다.

학교 주변 주민이면서 자녀를 이 학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은 초조한 표정으로 학교 정문을 지켜봤다.

자녀가 이 학교 5학년생이라는 한 학부모는 불안한 눈빛으로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학교에서 아이가 누군가에게 찔려서 죽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머리 아프다는 듯이 두 눈을 감았다.

6학년 자녀와 함께 먼발치에서 학교를 바라보던 한 학부모도 "불안해서 학교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겠다"며 "(죽은) 아이가 너무 불쌍해서 말이 안 나온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대전 초등학교서 8세 여아 피살…경찰 조사
(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10일 오후 5시 50분께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인 A(8)양이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숨졌다. 현장에서는 교사 B(40대)씨도 자상을 입었으나 의식이 있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B씨가 A양을 흉기로 찌른 뒤 자해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초등학교에 주차된 경찰차. 2025.2.10 [email protected]


이 학교 5학년생인 한 여학생은 "오늘도 학교에 1시 30분까지 있다가 하교했는데 뉴스 보고 너무 놀랐다"라며 "우리 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학교는 이날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통해 다음날인 11일 긴급 재량 휴업한다고 알렸다.

앞서 오후 6시께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건물 2층 시청각실에서 흉기에 찔린 김하늘양과 이 학교 교사 C씨가 발견됐다.

하늘이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C씨는 의식이 있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경찰은 C교사가 범행 후 자해한 것으로 보고 사건 직후 해당 교사를 용의자로 두고 수사하고 있다. C교사는 이날 오후 9시께 경찰에 자신의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C교사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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