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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욱 이엔셀 대표 인터뷰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생산 국내 1위
“AAV 생산 공정 경쟁력 앞세워 위탁 생산 품목 다변화”
첨생법 시행,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개발·CDMO 사업에 기회

장종욱 이엔셀 대표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이엔셀 본사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세계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며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엔셀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분야입니다. 전 세계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입니다.”

장종욱 이엔셀 대표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이엔셀 본사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기존 치료법으로 치료할 수 없는 환자를 구하는 게 제약 기업들의 사명이기 때문에,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 도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세포·유전자치료제(CGT)는 기존 의약품과 달리 환자의 유전자 또는 세포를 수정하거나 변형해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원리의 3세대 바이오 의약품이다. 이는 기존 치료법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난치·희소 질환을 치료할 열쇠로 꼽힌다. 실제 노바티스, 길리어드, 얀센 등 여러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앞다퉈 이 분야에 투자해 잇따라 의약품 상용화에 성공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에 따르면,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3년 163억3000만 달러(약 23조8000억원)에서 2026년 555억9000만달러(약 81조391억원)로 3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이엔셀은 장종욱 삼성서울병원(미래의학연구소) 교수가 2018년 3월 삼성서울병원에서 스핀오프한 교원 창업 기업으로, 지난해 8월 코스닥 증시에 상장했다. 회사 사업은 크게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과 신약 개발이다. CDMO 사업을 통해 거둔 이익을 신약 개발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꾀한 것이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품목 다변화로 매출 확대”
이엔셀은 주요 사업인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에서 국내 수주 실적 1위로 선두를 지키고 있다. 비결은 일찍이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이 열릴 것을 내다보고 사업 인프라를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한 데 있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포와 바이러스를 동시에 생산이 가능한 인증 시설(GMP)을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세포치료제 위탁생산(CMO) 계약을 잇달아 따냈다.

이엔셀㈜의 줄기세포치료제 GMP시설. /이엔셀

대표적인 항암 면역세포치료제인 스위스 노바티스의 키메라항원수용체(CAR)-T 치료제 킴리아, 미국 얀센의 CAR-T 치료제 카빅티 등의 생산도 이엔셀이 맡았다. CAR-T는 환자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추출한 후 유전자를 추가해 암세포를 찾아가도록 바꾼 치료제다. 정상 세포는 두고 암세포만 공략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

장 대표는 “창업 당시부터 이엔셀은 CDMO 사업을 할 수 있는 기술과 시설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세포유전자 치료제가 시장에 처음 나왔을 때부터 위탁생산 요청을 바로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엔셀은 세포유전자치료제에 특화된 다품목 소량 생산 시스템”이라며 “2세대 바이오의약품은 대량 생산이 중요한 반면, 3세대 바이오의약품인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여러 치료제를 소량으로 생산해 여러 환자에게 맞춤으로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론자 등 대형 CDMO 기업들은 2세대 바이오의약품 대량 생산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엔셀은 3세대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시작했다는 데 차이가 있다.

이엔셀은 CDMO 경쟁력 강화 카드로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유전자 치료제 시장을 겨냥했다. 이 유전자치료제는 AAV를 매개로 치료용 유전자를 세포에 전달해 이상 유전자를 교정하는 치료 원리인데, AAV 생산을 이엔셀이 맡는 것이다. 대표적인 AAV 유전자 치료제가 노바티스 척수성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다. 이는 2020년 출시 1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엔셀은 올해 초 싸토리우스의 한국 지사인 싸토리우스코리아와 AAV 생산 공정 개발도 마쳤다. 장 대표는 “AAV 생산은 바이러스 벡터 생산, 정제 공정, 분석 등에서 고도화된 기술이 요구되는데, 이엔셀이 기술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올해는 이엔셀은 유전자 치료제 분야로 품목을 다변화해 CDMO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약 개발 임상 고무적… 첨생법 개발 탄력”
이엔셀의 다른 주요 사업 한 축은 신약 개발이다. 삼성가(家)의 유전병으로도 알려진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와 듀센 근디스트로피, 근감소증 등 희소 난치 근육 질환을 대상으로 세포·유전자치료제 EN001을 개발 중이다.

EN001은 이엔셀이 개발 중인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 후보물질로, 초기 배양 단계에서 얻은 중간엽 줄기세포를 사용해 생산된다.

샤르코마리투스병(CMT) 치료제 개발 임상시험 속도가 가장 빠른데, 최근 유의미한 성과 지표를 나타내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샤르코마리투스병은 말초신경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성 신경질환으로, 아직 치료제가 없다. 비임상 연구를 통해 손상된 신경·근육 재생을 확인해 2023년 6월 CMT 1A형 환자를 대상으로 한 1상을 완료했다. 전체 CMT환자의 50%가 CMT 1A형이다. 다른 유형인 CMT 1E형 환자를 대상으로도 임상을 진행했다. 지난해 연구팀은 모든 연구 대상자가 임상 연구 기간 사소한 부작용도 없었으며, 일부 환자는 임상 증상이 크게 호전되는 결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CMT 1A는 상업용 임상, CMT 1E는 첨단 재생 연구자 임상으로 각각 진행했는데, 두 질환군 모두 신경병 통증 척도 면에서 증상이 완화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베이스라인 대비 투여 후 16주 뒤 유효성을 확인했다”면서 “뿐만 아니라 아무리 치료 효과가 좋아도 독성이 강하면 쓸 수 없어 부작용·안전성 평가가 중요한데 안전성 지표를 확보해 앞으로 도전할 수 있는 게 많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엔셀은 지난해 12월부터 임상 1b상 고용량군 환자 대상 투여를 개시했다. 앞서 EN001의 저용량군 투여 시 안전성과 탐색적 치료 효과를 확인한 만큼, 2배 높은 용량의 고용량군에서도 동일한 수준의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 목표다. 연내 환자 투여 완료 후 결과를 도출해 임상 2상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이달부터 본격 시행되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하 첨생법)’으로 신약 개발뿐만 아니라 CDMO 사업의 기회고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첨생법은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나 희소·난치·질환에 대해 연구 목적으로만 제한적으로 허용했던 개발 단계 세포·유전자치료를 환자 치료 목적으로 상업화해 쓸 수 있도록 규제를 손질한 게 핵심이다. 대학병원의 임상과 회사의 기술 연계가 용이한 것도 이엔셀의 경쟁력 중 하나다.

장 대표는 “우선 EN001이 이미 상업용 임상과 연구자 임상에 들어갔기 때문에 첨생법이 시행되면 환자 대상 치료 계획을 바로 제출해 치료 실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보유한 상황”이라며 “첨생법 시행으로 환자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희소, 난치 질환 환자들에게 품목 허가 전 의약품을 환자 치료 목적으로 쓸 수 있게 되는 만큼, 신약 위탁생산 기회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CDMO 사업에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며 CDMO 사업을 한층 더 강화하고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이는 데도 더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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